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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계 ‘월마트 공포’/월마트 하루 2차례 값인하 등 출혈세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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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계 ‘월마트 공포’/월마트 하루 2차례 값인하 등 출혈세일

입력
1998.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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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가격 20∼30% 내려라” 요구/경쟁사 E마트까지 합세 움직임/일단 납품거절했지만 버티기 힘들듯제조업계가 「월마트 공포증」에 휩싸였다. 지난달 한국에 상륙한 월마트가 12일 하루동안 판매가격을 두차례나 내리는 등 시장선점을 위한 「게릴라식 파격세일」에 나서며 마진축소를 보전하기 위해 생필품 제조업체들에게 납품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월마트의 공격에 맞서 덩달아 출혈경쟁에 나선 E마트 등 토종할인업체들까지 납품가격 인하요구 움직임을 보여 바야흐로 「유통혈전(血戰)에 제조업체들의 등이 터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제조업체들은 월마트의 무리한 납품가격 요구에 반발, 일단 납품거절을 선언하기는 했지만 막강한 구매력을 바탕으로 압박을 가해오는 월마트를 의식,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월마트의 물량공세

월마트는 12일 하루동안 판매가격을 두번이나 내렸다. 월마트의 초저가세일 정보를 미리 빼낸 E마트가 이날 아침 가격인하를 선언, 선제공격에 나서자 「언제나 최저가(Every Day Low Price)」라는 슬로건에 따라 E마트 제시가격이하로 값을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월마트는 당초 39만8,000원으로 발표했던 대우전자 29인치TV(DTQ 2965)를 39만4,000원으로, 7,390원이던 코닥필름을 6,980원으로 긴급히 인하했다. 또 동서식품 맥스웰파인(500g)은 8,750원에서 8,450원으로, OB라거(24캔)도 2만6,570원에서 2만6,440원으로 내렸다. 이같은 가격은 일반 유통업체는 물론 다른 할인점보다도 10%이상 싼 가격. 손해를 보면서라도 시장을 넓히겠다는 전략인 셈인데 실제로 대우전자TV의 경우 대리점 권장소비자가격(79만8,000원)의 절반수준이다.

■반발하는 제조업체

월마트의 물량공세에 긴장하는 곳은 경쟁업체인 E마트보다 물건을 납품해야 하는 농심, 제일제당, 동원산업, 오뚜기 등이다. 월마트가 막강한 구매력을 앞세워 강압적인 납품가격 협상을 벌이며 제조업체들에게 『일반 납품가보다 20∼30%까지 싸게 상품을 공급하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가전업체 관계자는 『월마트가 자신들이 제시한 가격으로 물건을 납품하지 않을 경우 월마트가 유통망을 장악한 미국시장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밝히는 등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월마트의 물량공세에 E마트도 일단 강력 대응하고 있다. E마트는 이날 월마트가 인수한 「마크로」 인접상권인 일산 분당 청주 창동 인천점 등 5개 점포에서 40여개 품목에 대해 무기한 최저가 판매에 돌입했다. 아울러 월마트가 2차 가격인하를 단행한 사실이 알려진 오후 5시께에는 가격을 재차 인하했다.

■속수무책인 제조업체

유통전문가들은 월마트의 한국 상륙으로 국내 유통산업의 주도권이 완전히 유통업체로 넘어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요컨대 제조업체들이 당분간 월마트에게 반발움직임을 보이겠지만 곧 굴복하고 말 것이라는 분석이다.<조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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