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기압 서해건너며 ‘물폭탄’/북태평양 고기압 맥못춰 한반도 대기 불안정/태풍 ‘페니’ 간접영향으로 주말까지 계속될듯/해수온도 하락 ‘라니냐’로 혹한의 겨울 예고도일요일 하루 잠시 주춤했던 집중호우가 10일 서울·경기를 비롯, 충청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다시 시작됨으로써 지난달 31일 지리산일대를 시작으로 벌써 여섯번째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내렸다.
기상청은 이에 대해 『북태평양 고기압이 예년과 달리 제대로 발달하지 못해 한반도의 대기가 극도로 불안정한데다 중국에서 건너오는 저기압이 서해상을 지나면서 급격히 활성화, 예측불가능한 집중호우를 몰고오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같은 집중호우는 필리핀 해상에서 발생한 제3호 태풍 「페니(Penny)」의 간접 영향권에 드는 이번 주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현재 필리핀 남쪽 해상에서 발달한 태풍 「페니」는 10일 현재 중국 남쪽 해상에서 중국대륙으로 상륙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기상청은 페니도 2호 태풍 「오토」와 비슷한 영향을 한반도에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도 집중호우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가늠키 힘들다. 게다가 중순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태풍철에 접어드는데다 태평양에서 라니냐현상이 크게 활성화하면서 어느해보다 많은 태풍이 발생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마디로 이번 여름은 온통 비로 시작해 비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기상전문가들의 얘기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페니가 중국에 상륙하면 열대성 저기압으로 변하겠지만 태풍 오토처럼 대륙 열대기단을 따라 북진한뒤 산둥(山東)지방 부근에서 우리나라로 내습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며 『이렇게 될 경우 우리나라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이번 주말께 다시 집중호우가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양쯔(揚子)강 유역에서 발생한 비구름대가 서해상을 건너면서 급격히 활성화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어 당분간 한반도에 집중호우 등 이상기온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양쯔강유역의 대륙 열대기단이 올해처럼 세력을 왕성하게 떨친 전례가 없는데다 이 기단의 생성원인이나 소멸시기 등에 대한 축적된 연구자료가 없어 언제 소멸될 지 쉽게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현재 이 기단의 세력이 약화하는 조짐이 조금씩 감지되고 있어 다음주에 접어들면서 소멸시기에 접어들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다소 희망섞인 전망을 하기도 했다.
기상학자들은 이번 호우를 포함, 전반적인 기상이변이 근본적으로 금세기 최고라는 엘니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통계적으로 엘니뇨가 있는 해 여름에는 강수량이 많고 겨울에는 기온이 올라가는 경향을 보인다. 통상적으로 겨울철에는 차가운 시베리아 고기압, 여름철에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과 저온다습한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우리나라의 기후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엘니뇨의 영향으로 이들 고기압의 영향이 예측불가능한 기후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봄철에는 황사현상이 9일간(4월14∼22일)지속돼 최장 기록을 세웠다.
또한 북태평양 남서해상에서 발생한 1호 태풍 「니콜」이 기상 관측사상 가장 늦은 7월9일에야 발생했다. 열대야(熱帶夜)현상도 올들어 가장 빠른 7월7일 서울 등지에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최근 엘니뇨가 소멸되면서 태평양상 해수면 온도가 내려가는 라니냐가 급격히 발달하고 있어 올 겨울에는 혹한(酷寒)마저 예고되고 있다. 기상청 박정규(朴正圭) 장기 예보 담당관은 『태평양 해수면의 온도변화는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기의 순환과 이동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지구 전체의 기상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권대익 기자>권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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