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하 우려 여파엔하락이 급격히 진행돼 아시아 경제위기가 재연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엔화가 이날 달러당 146엔 후반을 기록함으로써 미·일 양국의 협조개입 효과는 결국 약 2개월만에 원점으로 돌아온 셈이 됐다.
시장에서는 일본 경제의 불투명한 전망에다 「태풍의 핵」인 위안화의 평가절하에 대한 위기감이 날로 가세해 이대로 가다가는 160엔대까지 폭락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엔화 약세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한국 등 아시아 각국 통화의 동반 폭락을 불러 아시아 통화위기가 다시 촉발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6월중순 미일 협조개입 이후 한때 진정되는 듯 하던 엔화가 다시 급격한 약세로 돌아서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은 일본 경제에 대한 투자가들의 극도의 불신감에서 비롯되고 있다.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내각이 출범한 이후 6조엔이 넘는 소득세 감세와 법인세율 인하, 10조엔 규모의 98년 제2차 추경예산 편성 등 전례가 드문 대책들을 쏟아내고 있는데도 시장은 별다른 호재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일본 경제가 장기화하고 있는 불황에다 70조엔이 넘는 천문학적인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등으로 구조적인 위기에 처해 있어 이같은 대책만으로는 조속히 회복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수출부진을 만회하기 위해결국 위안화의 평가절하를 단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끊임없이 나돌면서 투자가들의 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또 미국 경제의 성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징후도 아시아 시장의 불안 증폭 요인이 되고 있다.
일본을 진원지로 하는 아시아 각국 금융시장의 혼란은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와 뉴욕 증시의 폭락 등 「최악의 시나리오」로 이어질 경우 세계 경제는 걷잡을 수 없는 공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도쿄=연합>도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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