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경제를 자유롭게 하라/崔基一 전 마이애미주립대 교수(한국시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경제를 자유롭게 하라/崔基一 전 마이애미주립대 교수(한국시론)

입력
1998.08.10 00:00
0 0

◎“시장경제체제만이 부패해소·생산성 향상시켜 정부는 조종할 생각 말아야”정치인과 관료의 역할이 아주 적은 자유시장경제가 우리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나는 수십년전부터 믿어 왔다. 그 이유는 첫째로 한국의 정치풍토에서는 장관수명이 2년이 안된다는 점이다. 둘째는 시장경제체제는 부정부패를 극소화할 수 있다. 정치가 경제를 손떼지 않는 한 공자님이 대통령이 되어도 부패는 계속된다. 셋째로 한국이 자랑할 수 있는 것은 정치인도 관료도 아니다. 외국 전문가들이 항상 말하다 시피 한국의 유일한 자본은 극히 유능하고 재빠르고 생활력이 강한 국민들이라는 점이다. 그 한국사람들의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하여 현실화할 수 있는 제도는 자유시장이다.

시장경제를 채택하는 것이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길이다. 그러나 그것만 가지고는 불충분하다. 그 이유는 수년전부터 한국경제의 생산성과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금융위기보다 더 심각하고 복잡하다. 서울소재 기업은 과거 트럭 한 대로 하루 2회씩 제품을 인천에 수송하는 식으로 수출을 했으나 90년부터는 트럭 2대가 필요하게 됐다. 결과는 투입량, 즉 트럭의 수, 운전수의 수, 오일 소비량 등이 2배 늘었다.

1인당소득, 즉 생산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생산성이다. 수출이 줄어도 생산성만 상승하면 생활수준은 향상된다. 수출이 증가한다고 1인당소득이 꼭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원가가 50% 떨어져 수출이 증가했다고 하자. 그때 수입이 국민소득의 20%에 해당하면 생활수준은 10% 떨어진다.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지름길은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하고 규제를 없애는 것이다. 솔직한 사람이 정확한 정보를 신속히 전달하고, 약은 사람은 그와 반대이다. 약은 사람과는 계약하기가 힘이 든다. 1763년(산업혁명직전)에 아담 스미스는 네덜란드사람들은 누구보다도 정직하고 약속을 준수한다고 가정했다. 그때 네덜란드 경제는 세계에서 가장 발전되어 있었다. 17세기중반 네덜란드의 인구는 200만명이었다. 또 사유재산권을 준수하는 것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길이다. 소유권이 요구되지 않는 사회에는 도둑이 늘어 경비원의 수, 경관의 수, 간수의 수가 필요이상으로 많아진다. 결과로 생산성은 하향한다.

경제학자들은 경제발전의 결정적 요소는 자본이라고 한다. 17세기전반까지 스페인에는 자본이 몹시 풍부했다. 그러나 17세기부터 스페인의 경제는 후퇴하고 인구의 25%가 줄었다. 첫 이유는 스페인에는 진보적인 소유권까지 보장되지 않았다. 대조적으로 17세기에 네덜란드와 영국에는 생산성이 상승하여 사상 처음으로 맬더스적 방해를 극복했다. 네덜란드에는 시장경제제도가 가장 발전되어 있었다.

영국에는 13세기부터 봉건잔재가 청산되기 시작하였고, 불분명하던 소유권이 자세히, 분명히 관습법에 확립되었다. 또 지주들은 경작의 자유를 행사하게 되었다. 결과는 토지의 생산성 향상이다. 영국의 토지개혁은 소유권의 개혁이었다고 할 수도 있다.

경기를 일시 자극하는데는 수요를 창출하는 케인즈학파의 처방이 유효하나 장기적 경제발전을 좌우하는 요소는 국민성을 포함한 제도이다.

주저치 말고 모든 국영기업체를 사유화하자. 또 시중은행과 중앙은행을 독립시키고 환영하는 마음으로 시장경제를 채택하자. 정부가 완전히 경제에서 손을 떼면 부패도 없어지고 재벌도 자연히 합리화하고 더욱이 생산성이 향상한다. 개혁의 제1 테마는 정부가 경제에서 손을 떼는 것이다. 정부가 경제를 조종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개혁이 성공하려면 결단성, 일관성, 지구성이 있어야 한다. 또 개혁이 끝이 나면 좀 더 좋은 장래가 기다리고 있다는 희망을 국민들에게 주는 비전이 그 개혁에 있어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