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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에 면목없어…” 통곡/중부 대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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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에 면목없어…” 통곡/중부 대홍수

입력
1998.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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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미리·벽제묘지 등 4,000여기 훼손/비멎자 유족들 유골수습 북새통/상당수 유전자감식 등 필요할듯경기 북부의 집중호우로 용미리, 벽제 시립묘지 등 경기도 일원의 분묘 4,000여기가 훼손되거나 유실되면서 9일 비가 멎은 각 공원묘지에는 유족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봉분이 무사한 것을 확인한 유족들은 흙과 축대를 다지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으나 봉분이 휩쓸려가 유골마저 수습하지 못한 유족들은 울음을 터뜨리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1,000여기의 묘지가 훼손된 경기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시립묘지 제1묘역은 8일 200여명의 유족들이 찾은데 이어 일요일인 9일에도 한식 성묘일에 버금가는 1,000여명의 유족들이 몰려들었다. 이때문에 고양시 고양동 삼거리에서 벽제병원까지의 도로는 큰 혼잡을 빚었다. 더구나 유족들은 용미리로 통하는 다리가 복구되지 않아 3∼4㎞의 거리를 걸어서 묘지까지 가야 했다.

시신을 찾지 못한 유족 김모(45)씨는 『다음주가 기일인데 조상들 얼굴을 어떻게 보아야 할 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날 용미리를 찾은 일부 유족들은 『다시는 조상들께 욕을 보여서는 안되겠다』며 관리사무소측의 지원을 받아 바로 화장을 하기도 했다.

관리사무소측은 『훼손된 1,000여기중 대부분은 봉분일부만 유실되었기 때문에 묘역의 위치와 비석, 관 등으로 확인을 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묘지밖으로 30∼40여m씩 떠내려간 시신 60여기와 유골 10여기는 신원확인이 막막한 실정이다.

관리사무소측은 일단 시신들을 수거, 방부처리를 한뒤 유족들과 확인작업을 벌일 계획이나 상당수는 유전자감식 등의 방법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봉분 800여기가 훼손된 경기 고양시 벽제시립묘지에도 유족 300여명이 몰렸다. 이곳은 8일 굴삭기를 앞세운 복구반이 투입되었으나 마을 전체가 수몰된 인근 벽제 주민들이 『산 사람에게 먼저 지원을 해야하지 않느냐』며 묘지복구를 가로막고 나서기도 했다.

한편 유족들이 『묘지 시공자체에서 배수시설등 수방시설을 못한 데에 문제가 있었다』며 서울시를 상대로 소송을 내겠다는 입장인데 대해 서울시시설관리공단 장묘사업소측은 『서울시는 땅만 빌려주고 관리는 유족들의 몫이기 때문에 보상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어 앞으로 보상문제를 둘러싸고 상당한 갈등이 빚어질 전망이다.<유병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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