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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부와 금감위/홍선근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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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부와 금감위/홍선근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8.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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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李揆成) 재정경제부 장관은 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석중인 주택은행장 선임절차에 대해 언급했다. 행장 후보를 공모해 주주총회에 추천하겠다는 것이 요지였다. 아울러 신임 행장에게 함께 일할 모든 임원을 주총에 추천할 권한을 주겠다고 덧붙였다. 모든 것이 변해야 하는 시대에 은행장도 공모하겠다니 참 좋은 일이다.그러나 이장관의 이날 발언은 나라경제의 성패를 걸고 진행중인 금융구조조정 과정에서 재경부와 금융감독위원회(위원장 이헌재·李憲宰) 간의 업무경계선이 얼마나 흐릿하고 애매하게 그어져 있는가를 잘 말해주고 있다. 업무경계가 엉성한 만큼 자칫 부작용을 낳거나 허점을 드러내기가 쉽다.

또 재경부가 아직도 매우 느리게 변하고 있음을 느끼게도 한다. 이 장관이 과거 재정경제원 장관이었다면 이 발언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 장관은 이제 재경원장관이 아니라 재경부장관이다. 정부의 조직개편 과정에서 은행장 선임등 은행법의 세부적인 집행은 총리실 산하 금감위로 넘어갔다. 냉정하게 얘기해서 이 장관에겐 이 문제를 언급할 권한이 없다고 봐야 한다. 변화된 역할, 달라진 환경에 재경부가 아직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는 표시처럼 보인다.

일부에선 정부가 아직 주택은행의 대주주(지분율 16.11%)이므로 대주주 자격으로 은행장 선임에 관해 입장을 밝힐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공개모집 등 은행장 선임의 틀은 건전성 감독차원의 금감위 업무에 해당한다. 그러나 금감위에선 아무런 문제제기가 없다. 서로 잘 아는 처지여서 뭐라고 나서기도 힘들 것이다. 겉으로는 표시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속으로는 서로 불신과 경계심을 키울 수 있다. 심각한 점은 이러한 예가 한두가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작은 일들이 쌓여서 구조조정이라는 큰일을 그르칠까봐 염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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