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서 대어급 신예 대거발탁/관행깨고 실력위주 캐스팅 신선한국 오페라계에 초신성의 폭발이 일어났다. 11월 한 달동안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펼쳐질 오페라 페스티벌의 출연자오디션에서 신예들이 돌풍을 몰고왔다. 11월 오페라극장은 눈부신 새별들로 찬란할 것같다. 무명이지만 기성 뺨치는 대어(大魚)들이 등장, 한국오페라의 미래에 청신호가 켜졌다. 특히 발군의 여성성악가가 다수 나타나 심사위원들을 행복한 고민에 빠뜨렸다.
오페라 페스티벌 조직위원회(위원장 최종률 예술의전당 사장)는 지난달 24, 27일 1, 2차 오디션에서 주·조역 36명을 선발, 「논개」 「라보엠」 「리골레토」 「카르멘」등 4편에 필요한 40여 배역 중 28개가 확정됐다고 4일 발표했다.
「라보엠」의 남녀주인공 미미와 로돌포를 비롯해 아직 빈 칸이 많다. 조직위는 11일 추가오디션을 실시해 인선을 매듭짓고 9월5일 일반관객 앞에서 오케스트라 반주로 공개리허설을 할 예정이다.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리골레토」의 질다 역은 오스트리아 유학중인 소프라노 김수연(26)에게 돌아갔다. 이견의 여지없는 탁월한 실력이 인정받았다.
카르멘으로 뽑힌 러시아유학파 메조소프라노 이은주(29)도 심사위원들을 흥분하게 만든 주인공. 무겁고 강렬한 음색의 드라마틱 소프라노에 맞는 논개 역은 찾기 힘들 거라던 예상을 깨고 줄리어드 출신 이지연(36)이 당당하게 선발됐다.
이번 오디션이 찾아낸 남자성악가 중 단연 스타는 리골레토 역의 바리톤 정태운(30). 『저런 보물이 어디 숨어 있었나』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최근 서울시립오페라단의 「호프만의 이야기」, 예술의전당의 「코지 판 투테」에서 호연한 테너 김재형(25)도 「카르멘」의 돈호세로 발탁됐다.
이번 페스티벌 출연자는 배역마다 2명씩 100% 오디션으로 뽑는다. 학맥 인맥에 따라 이뤄져온 캐스팅관행을 깨는 신선한 시도다. 누구든 실력만 있으면 무대에 설 수 있고 스타가 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체면과 명분을 모른 척 하기 힘든 국내 현실 탓에 실력과 지명도를 갖춘 기성 성악가가 많이 참가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
오페라 페스티벌은 11월 한 달간 4편의 작품을 매일 번갈아 올린다. 작품별 지휘·연출은 ▲리골레토=정치용 장수동 ▲카르멘=임헌정 김석만 ▲라보엠=김정수 이소영 ▲논개=홍연택 문호근.<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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