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물난리와 늑장 기상예보의 악순환이 벌써 몇번째 반복되고 있다. 5일 밤과 6일 새벽 기상관측사상 최고기록인 600㎜ 이상의 비가 쏟아졌는데 5일 아침 기상예보는 『전국이 흐리고 소나기 오는 곳이 있겠으며, 북한지방에는 곳에 따라 80㎜ 이상 오는 곳도 있겠다』는 정도였다. 그러다가 서울지역에 폭우가 쏟아지고 있는 오후 7시를 기해 호우주의보를 내렸고, 강화지역에 80㎜ 이상이 내린 밤 10시30분에야 주의보를 경보로 대체했으나, 예상 최대 강수량은 200㎜로 예측했다. 창밖을 내다보고 하는 식의 예보도 이렇게 빗나갔다.정확한 기상예보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기상청은 전국 480여개 유·무인 기상관측소와 4개 고층관측소, 5개 레이더관측소에서 수집하는 자료와 일본 기상위성 제공자료 등을 활용해 기상을 예보하고 있는데, 이것으로는 기상이변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중국쪽에서 밀려오는 기단의 동향 파악을 위해서는 현관에 해당하는 백령도와 흑산도에 레이더 관측시설이 있어야 하고, 고층 관측소와 레이더망도 더 늘려야 한다고 기상청은 주장한다. 또 각종 기상정보를 신속하게 종합하려면 슈퍼 컴퓨터가 필요하다고 한다. 지금 운용중인 컴퓨터로는 계산과 처리에 12시간이나 소요돼 변덕이 심한 기상이변에 대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기상청이 원하는 슈퍼 컴퓨터 가격은 200억원 정도라고 한다.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데 필요하다면 예산절약에 너무 묶여서는 안된다. 고층관측소 등 기상관측 시설도 늘리는 방향으로 검토해야 한다. 사상최악의 엘니뇨현상으로 지구촌 곳곳에 기상이변이 일어나고, 다시 라니냐 현상으로 인한 기상재해가 예고되고 있으니 필요한 시설과 장비라면 서둘러 보강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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