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 통로·환기구 빗물 차단대책 없어/지난번 운행중단 7호선 등 또 곳곳 물 잠겨/비상시 유일교통수단 커녕 시민 발만 묶어수도권 도시철도가 비만 오면 불안하다.
집중호우로 도로가 물에 잠길 경우 시민들이 비에 젖지 않고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교통수단인 지하철과 국철 등 도시철도가 비만 오면 「임시휴업」하기 때문이다.
수도권 도시철도는 지난 5월 중랑천의 범람으로 지하철 7호선의 전동차 운행이 전면 중단된 것을 시작으로 4일부터 6일까지 3일째 집중호우로 이곳 저곳에서 운행이 중단돼 「수중철(水中鐵)」이란 오명을 각인시켰다.
특히 6일 새벽 서울과 경기지역에 내린 집중폭우로 지하철7호선과 국철 청량리의정부역, 백석대화역이 물에 잠기면서 전동차 운행이 전면 중단, 서울 및 수도권 주민들의 발목을 꽁꽁 묶어 도시철도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가중되고 있다.
지하철7호선의 경우 이번에도 주범은 환승통로였다. 국철 도봉산역 환승통로를 통해 밀려온 물이 지하구간인 7호선 수락산역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200m의 선로가 10㎝ 가량 잠겨 운행이 중단됐다.
지난 5월 물난리가 났던 태릉입구역도 6호선 건설공사현장과 연결되는 환승통로와 환기구, 차수벽 틈새로 물이 흘러들어와 대합실이 30㎝정도 차올랐다.
지난번 침수사고 이후 완벽한 빗물유입 방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바람에 이번에도 똑같은 사고가 반복된 것이다. 상황판단도 미숙해 정확한 상황판단 없이 태릉입구역의 신호장비를 철거해 전구간 운행이 완전마비되는 사태를 초래했다.
일산선 백석대화역도 지상 50㎝에 설치한 주엽역의 환기구를 통해 빗물이 스며들어 선로위로 1.5m나 물이 차면서 오전 5시 첫차부터 차량운행이 중단됐다.
지하철에는 집중호우에 대비해 빗물을 모으는 집수정과 이를 하수관으로 뿜어올리는 배수펌프 등의 시설이 설치돼 있으나 번번이 무용지물이 됐다. 배수펌프의 능력을 초과하는 물이 환기구나 환승통로 등을 통해 순식간에 유입되고 지하철 위에 설치된 하수관에서 하수가 역류, 오히려 역사내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지하철이 통행하는 상부 도로의 하수관 상당수는 지하철 공사로 인해 당초 설치됐던 것보다 용량이 적은 것으로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상에서 불과 20㎝높이에 설치된 환기구의 경우 도로가 잠기면 곧바로 물의 유입구가 돼 버린다. 이에 따라 낮은 환기구는 수해가 예상될 경우 모래포대를 쌓고 비닐로 덮을 경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데도 늑장대처로 침수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임종명·박광희·이동준 기자>임종명·박광희·이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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