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벤처들 겉으론 비난 불구 회사 키워 MS에 판매 희망인터넷에 떠도는 우스갯소리 가운데 어림잡아 절반 이상이 마이크로소프트(MS) 및 빌 게이츠 회장과 관련된 이야기다. 「두 명의 빌(빌 클린턴과 빌 게이츠)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윈도95와 GM자동차」 등 제목만을 열거하기에도 숨가쁘다. 대개 유명인을 빗댄 유머들이 그렇듯이 내용도 풍자나 비아냥 투의 단점을 꼬집는 것들이 많다. 빌 게이츠 회장은 가히 일국의 대통령 못지 않은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셈이다.
벤처 정신의 요람인 실리콘밸리에서도 MS는 종종 화제에 오른다. 한 벤처 투자자는 『파티에서 흥에 올라 열변을 토할 때 쯤이면 의례껏 MS와 빌 게이츠 회장에 대한 비판이 쏟아져 나온다』며 벤처기업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처음에는 벤처기업의 모태가 됐던 MS에 대해 선망이 아닌 일방적인 비난을 퍼붓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결국 그것이 벤처기업 자신들의 목표점을 굳건히 세우는 또다른 동기유발(모티베이션) 방식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들은 소박한 꿈을 꾼다고 한다. 바로 「회사를 잘키워서 MS에 파는 것」이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 MS는 실리콘밸리에서 뜨는 유망 벤처기업들에 활발하게 투자하는 벤처 투자자 역할도 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핫메일사를 비롯해 크고 작은 기업들을 부지런히 인수했다.
75년 PC시장의 여명이 트기도 전에 컴퓨터 혁명의 「잭팟」(Jack Pot)을 예감했던 MS는 경쟁자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섬뜩한 난공불락의 존재다. 소프트웨어에서 시작해서 인터넷, 디지털TV등 다방면으로 촉수를 늘려나가고 있는 두려운 존재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쨌든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들에게 MS는 든든한 맏형 노릇을 해내고 있다.
경제위기의 극점에서 벤처 정신에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이 요즈음의 우리 현실이다. 그러면서도 수많은 벤처기업들의 어려움과 좌절, 위기등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우리의 지향점은 어디일까 더듬어 본다. 우리도 언제인가 과연 얄밉도록 든든한 1등을 가질 수 있을지, 혹은 맏형같은 존재라도 등장할 것인지 기대를 접을 순 없다.<이지선 드림 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이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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