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3일 청와대에서 박정수(朴定洙) 외교통상부 장관과 이종찬(李鍾贊) 안기부장으로부터 각각 업무보고를 받는다. 김대통령은 지난 주말 하계휴가에서 돌아온 뒤, 최근 대(對)러시아 외교가 혼선을 빚은 데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따라서 이 자리에서 박장관과 이부장은 김대통령으로부터 상당한 질책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의 불만은 아브람킨 러시아 참사관의 재입국 허용 문제를 놓고 관련부처가 부인 소동을 일으킨 데 그치지는 않고 있는 것같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당초 외교관 맞추방이라는 강경책이 잘못된 선택』이라고 말해 외교안보팀의 상황판단 자체가 문제시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이번 사태의 수습과정에서 안기부와 외교통상부가 시종 손발이 맞지 않고, 갈등 양상마저 빚은 데 대해, 청와대는 심각한 시각을 갖고 있다. 외교안보팀은 김대통령의 미국방문 직후까지 새 정부의 「우등생」이라는 평가를 받아왔고, 그 비결은 장관들간의 물샐틈 없는 팀워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 잠수정 침투사건이후 외교안보팀에 대한 평가는 급락하는 추세다. 우선 북한 무장간첩의 재침투로 동해안 방어선이 뚫리자, 천용택(千容宅) 국방장관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러시아 사태의 경우, 특히 한러외무장관 회담의 이면 합의 내용이 드러난 이후의 사후수습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데 대해 정부내의 비판이 집중되고 있다. 청와대측은 『김대통령은 정책의 일관성을 중시하고 있다』면서 관계장관의 조기경질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김대통령이 동시에 『여론이 안되겠다고 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해온 점을 감안한다면, 팀워크 쇄신을 위한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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