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루비나(49·본명 박상숙)씨에 대한 설명에는 늘 모델, 샹송가수 출신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재주많은 사람이 밥벌이 못한다」는 말과는 달리 80년 자신의 예명을 딴 의상실을 연 뒤로 그는 자기 색깔이 분명하면서 비즈니스감각도 갖춘 디자이너로 탄탄한 성장을 해왔다. 3월에는 홍콩에 있는 도쿄(東京)백화점과 다카시마야(高島屋)백화점에 매장을 열었다. 『아직 소규모여서 매출이 많지는 않지만 중국인들이 꾸준히 찾는다. 앞으로 어떤 디자인을 내놓아야 할 지 배운 것이 소득』이라고 말한다. 정장스타일이 압도적인 홍콩 패션계에서 에스닉한 그의 옷이 틈새시장을 발견한 셈이다. 4년전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잠시 매장을 운영했고 지난해에는 대만에 수출하는 등 아시아시장을 꾸준히 넘볼 수 있는 것도 그의 옷이 가진 동양적 분위기때문일 것이다.날씬하면서 몸을 편안하게 감싸는 실루엣, 틀에 박히지 않은 개성, 그런데도 튀지않는 자연스러움이 그의 옷이 갖는 특징이다.
그는 숙명여대 무용과 재학생이던 70년부터 83년까지 모델생활을 했다. 『코디네이터가 정해 준 옷과 장신구를 하고 무대에 서기만 하면 되는 요즘 모델과는 달리 당시에는 디자이너와 가장 오랜 시간 작업을 하는 것이 모델이었다. 가봉하는데 보통 2시간 이상 걸리는데 그때 옷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어떤 옷이 편한지를 배웠다』고 말한다.
그가 추천한 원피스는 홍콩매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아이템. 상의부분은 니트, 스커트부분은 직물에 자수를 놓는 식으로 소재를 혼합했다. 황토 오렌지 겨자 와인색등 중국인의 기호색인 붉은 색 계열을 사용하고 목선을 비대칭으로 처리한 차이나룩은 현지 소비자를 의식한 디자인이다.<김동선 기자>김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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