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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무속에 빠지다?/KBS·SBS 미스터리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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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무속에 빠지다?/KBS·SBS 미스터리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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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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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역술·굿 잇달아 조명/‘허와 실’ 규명보다 재미 집착/무속인 광고·運믿는 심리조장흔들리는 사회의 반영인가. 아니면 지나친 집착인가. 요즘 TV가 무속에 빠져 있다.

SBS 「토요미스테리극장」(토 오후 9시50분)은 특집 「점의 미스테리」로 25일에 「무속」을 방영했다. 8월1일에는 「역술」을 다룬다. KBS2 「미스터리 추적」(금 밤 11시) 역시 17일 「불가사의의 세계­내림굿」을 방영했다. 앞서 「실체추적 귀(鬼)」(10일)에서는 사람속에 들린 귀신을 쫓는 내용이 소개됐다. 「미스터리 추적」은 J프로와 CAA프로덕션이 번갈아 만들고 있어 소재가 중복되는 면도 없지 않다.

이들 프로그램은 상식을 넘는 불가사의를 과학적으로 검증해보려 했다. 「토요미스테리극장­점의 미스테리」는 5명의 무속인을 놓고 특이한 인생역정을 걸어온 두 인물의 과거를 맞춰보는 시험을 벌였다. 「미스터리 추적­불가사의의 세계 내림굿」에서는 내림굿의 과정을 보여주면서 무속인의 변화를 여러가지 의학적 검사를 통해 실측했다.

이같은 실험들은 그동안 TV 잡지 등에서 숱하게 반복해 온 것이지만 여전히 흥미로운 게 사실이다. 「토요미스테리…」에서 남자에서 여자로 성전환수술을 받은 사람, 승려에서 모델로 인생을 바꾼 한 남성의 과거를 얼마나 정확히 맞추는가를 지켜보는 것은 스릴만점이 아닐 수 없다.

무속의 「허와 실」을 파헤치는 것은 뒷전이다. 재미에 집착한 나머지 「누가 누가 잘하나」에 빠져 결과적으로 어느 무속인이 공력이 좋은지를 광고하는 셈이 된다. 이미 방송을 통해 유명세를 탄 무속인도 있다. 그러다 보니 무속인들이 방송출연에 더 적극적인 웃지못할 일까지 생기고 있다.

「미스터리 추적」은 뇌파검사, 호르몬검사, 작두의 칼날테스트등 객관적 검증에 보다 치중했다. 그러나 결과는 『무속인의 신기한 능력을 확인할 만한 근거는 없다』는 정도에 머물러 식상함을 벗어나지 못했다.

초과학을 다루면서 과학적 접근과 잣대를 이용하는 미스터리 프로그램 자체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셈이다. 여러 방법의 실험을 통해 통계적 결론을 얻기에는 프로그램 제작이 일회적이고 깊이가 없다. 「미스터리 추적」의 담당PD는 『객관적 검증능력을 가진 과학자들이 미스터리분야를 정식 연구대상으로 삼는다면 이러한 프로그램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미스터리의 실체를 규명해 보겠다는 의도와 달리 무속관련 프로그램들은 의지보다 운을 믿고 싶은 시청자 심리를 자극한다. TV의 또다른 「선정주의」라는 비판도 많다.<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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