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또 유야무야냐 탄핵이냐/섹스 스캔들 위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또 유야무야냐 탄핵이냐/섹스 스캔들 위기

입력
1998.07.30 00:00
0 0

◎최선의 시나리오/美선 민사위증죄 안묻는 관행/구체적 증거없이 조사마무리/높은 지지도로 정치적타결 모색클린턴 대통령 앞에 놓여 있는 최선의 시나리오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정치적으로 시끄럽다가 결국 유야무야되는 것이다. 당장 관건이 되어있는 르윈스키의 연방대배심 증언이 『대통령과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며 성관계를 부인하는 것으로 나온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스타 특별검사측과의 면책특권 협상과정에서 이미 성관계를 시인했던만큼 그럴 가능성은 적다.

르윈스키는 특별검사측에 밝힌대로 연방대배심에서 성관계만 시인하고 대신 클린턴의 위증교사 혐의는 부인할 전망이다. 그러나 백악관측은 『르윈스키가 기소당할 위험을 모면하려고 증언을 바꾸었다』며 르윈스키의 증언을 반박할 수 있으며 또한 「성관계」라는 표현에 관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를 가리키는 것인 지에 대해 빠져나갈 대목이 있다. 즉,『클린턴 대통령은 폴라 존스 재판의 증언에서 오럴 섹스나 폰섹스 등은 성관계로 지칭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클린턴과 르윈스키의 진술이 첨예하게 다를 경우 특별검사측은 또다른 물증이 필요한데 「둘만의 관계」를 입증할 증거를 찾기란 쉽지 않다.

뿐만 아니라 클린턴에 대한 위증혐의는 결국 민사재판에서 피고자격으로 한 증언에 대한 위증인데, 엄격히 처벌하는 위증교사죄와는 달리 민사재판에서는 일반적으로 위증죄를 묻지않는 게 미국법의 관행이다.

이렇듯 위증죄를 입증할 구체적인 증거를 찾지 못하거나 또한 처벌가치가 의심이 되는 정도에서 조사가 마무리되어 의회로 넘어가면 결과는 뻔하다. 아무리 공화당이 다수의석을 차지하고 있더라도 하원법사위에서의 탄핵청문회까지는 몰라도 실제로 탄핵이 통과될 가능성은 극히 적다. 더구나 잇단 성추문에도 불구하고 경제정책의 성공으로 클린턴에 대한 지지도가 여전히 높은 현실 속에 중간선거나 2000년 대선을 생각할 때 공화당측도 극한 상황보다는 정치적 쟁점으로 끌고가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경호원·비서 꼼짝못할 증언땐 중간선거 앞둔 민주지도부 특단의 조치 요구할 가능성

클린턴 대통령이 맞게 될 최악의 경우는 당연히 탄핵에 이은 형사소추일 것이다. 우선 르윈스키가 연방대배심에서 클린턴과의 성관계는 물론이고 『클린턴 대통령이 폴라 존스 재판에서 거짓말을 하라고 시켰다』고 진술한다면 보통 일이 아니다. 면책특권 협상과정에서 르윈스키는 특별검사측으로부터 「꼼짝못할 증거」를 제시당하자 결국 연방대배심 증언에 동의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백악관 관계자들도 현 상황을 『장기판에서 「장군」에 몰려있는 상태』라고 말하고 있다.

르윈스키의 증언 외에도 스타 특별검사측이 지금까지의 조사를 통해 「비장의 증거」를 확보했을 가능성도 있다. 클린턴이 부인한다 해도 철저히 비밀에 싸여있는 백악관 경호원 및 비서실 직원들의 연방대배심 조사에서 클린턴의 위법사실을 입증할 증언이 나왔을 수도 있다.

이밖에 두 사람이 주고받은 연애편지, 선물 그리고 다정한 포즈로 찍은 사진 등 정황증거가 공개될 경우 클린턴에 대한 높은 지지도도 달라질 수 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을 사퇴까지 몰고갔던 것도 「거짓말을 하는 대통령을 용인할 수 없다」는 미국인의 정서였다.

이런 상황에서 스타 특별검사가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범죄의 혐의가 입증된다」는 결론으로 의회에 보고서를 제출하면 클린턴도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미 뉴트 깅그리치 하원의장을 비롯한 공화당 지도부는 『클린턴 대통령의 위법이 드러나면 주저없이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또한 이미 정치적으로 대세가 기울었다고 판단되면 중간선거를 앞둔 시점이어서 민주당내에서도 이탈자가 생기게 되고 어쩌면 민주당 지도부가 전체의 공멸을 막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요구하고 나설 수도 있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클린턴이 탄핵을 당하기 전에 스스로 사임을 발표하고 그 뒤를 이어받게 되는 고어 부통령이 클린턴을 사면하는 수순이 최악 중에서는 그래도 최선의 방책이 될 것이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

◎‘태풍의 눈’ 르윈스키/스캔들후 코성형 등 미모에 더욱 신경/수기·누드사진 등 거액 제의 잇따라

24세. 오리건주 루이스&클라크대학에서 심리학전공. 아버지는 암전문의, 어머니는 작가. 부모는 14세 때 이혼.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으나 로스앤젤레스의 부유층 거주지역인 베벌리힐스에서 성장. 160만달러짜리 저택에 여름휴가비만 2만달러….

95년 졸업후 친척의 소개로 백악관 인턴생활을 시작했으나 스캔들이 터지자 96년 4월 국방부로 전출됐다.

대통령과의 섹스는 르윈스키를 힐러리보다 더 유명한 명사(名士)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한 출판업자는 수기를 독점출판하는 대가로 300만달러를 제의했고, 포르노 웹사이트 운영업체인 인터넷 엔터테인먼트(IEG)그룹도 누드사진료로 역시 300만달러를 제시했다. 대중연예잡지인 「배니티 페어」 7월호에는 섹시한 포즈로 비스듬히 누워있는 모습이 실렸다.

그는 스캔들이 터질 때에는 「촌스런」모습이었으나 유명세를 타면서 몰라보게 아름다워졌다.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최근에는 코를 성형수술했다. 워싱턴의 호화주택가인 워터게이트 아파트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으며 파파라치의 제1호 대상이 됐다. 그에 대한 인터넷 사이트만 해도 수십개가 올라와 있다.<황유석 기자>

◎클린턴 증언 어떤식일까/비디오·백악관 방문 증언 등 타협 모색

르윈스키가 연방대배심에서의 증언에 동의함에 따라 이제 클린턴 대통령의 증언만이 남았다. 스타 특별검사측은 이미 『르윈스키의 증언 이전에 클린턴 대통령이 증언해야 한다』며 연방대배심에의 소환장을 발부해놓은 상태다.

현재 백악관과 특별검사측은 클린턴의 증언을 둘러싸고 한창 협상을 벌이고 있다. 현직 대통령의 연방대배심 소환에 대해 헌법상 논란이 있는게 사실이지만 양측은 시끄러운 논쟁대신 조용히 타협점을 모색하고 있다.

협상과정이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백악관측이 제시한 서면에 의한 질의·응답은 특별검사측이 딱잘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클린턴 대통령의 변호사들은 조사및 증언 장소를 백악관으로 하자는 마지노선을 제시, 이미 전례가 있는 비디오 증언 등의 방법이 모색되고 있다. 이에 대해 특별검사측은 질의및 답변에 어떠한 제한도 있을 수 없으며 연방대배심 증언과 마찬가지로 변호사없이 증언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협상이 결국 벽에 막힐 경우 백악관측은 『현직 대통령을 연방대배심에 소환하는 것은 헌법정신을 위배한 월권행위』라는 법률논쟁을 제기할 수도 있다. 『법정이 아닌 곳이라면 서약을 하고 증언할 용의가 있다』면서 법원에 제소를 하면 시간을 최대한 끌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그러나 『형사소추와는 달리 법정 증언은 대통령이라 해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특별검사측의 주장에 동조하는 견해가 법조계에 많다.

이제까지 토마스 제퍼슨과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수사관의 조사를 받은 전례가 있고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퇴임후 이란­콘트라와 관련, 비디오 증언을 한 적이 있다. 또 클린턴 대통령도 화이트워터 사건과 관련, 두차례나 비디오 증언을 했으며 폴라 존스 사건에서는 직접 법정에서 증언을 했다. 그러나 자신이 형사피의자의 입장이 되어 소환대상이 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

◎미 대통령의 탄핵·소추/탄핵 의회 손에,소추는 헌법규정 없어

미국에서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형사소추는 전적으로 의회의 손에 달려있다. 헌법상 대통령이 반역죄 뇌물죄 중범 또는 도덕적 악행을 저질렀을 경우 상·하원의 찬성을 얻어 탄핵이 발효된다. 이번 사건의 경우 스타 특별검사가 탄핵의견을 단 보고서를 하원에 제출하면 하원의장은 하원법사위에 탄핵절차 개시 요청서를 보내야 한다. 하원법사위는 이어 청문회를 연 뒤 대통령에 대한 탄핵여부를 의결, 하원본회의로 보내게 되고 하원본회의에서는 이를 다수결(과반수)로 결정해 상원으로 보낸다. 상원에서는 평소 의장을 맡고 있는 부통령 대신 대법원장이 사회를 맡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표결을 실시하는데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상·하원은 모두 야당인 공화당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하원은 435석중 228석, 상원은 100석중 55석.

그런데 현직 대통령에 대한 형사소추의 여부에 대해서 미국 헌법은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현직 대통령에 대해 기소한 전례도 없어 확립된 관행조차 없지만 삼권분립의 헌법정신이나 대통령에게 사면권과 행정특권을 부여하고 있는 점으로 보아 대통령을 기소하려면 우선 탄핵절차를 거쳐 자연인으로 만든 뒤 기소하는 것이 적절하다는게 대체적인 견해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

◎스캔들 전말

○95년 인턴 임용후 관계

■대학을 갓 졸업한 모니카 르윈스키가 백악관에 인턴으로 들어온 것은 95년 6월. 가끔 대통령 집무실에 우편물을 나르던 그는 클린턴의 눈에 띄어 그해 11월부터 집무실 서재 등에서 클린턴과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고 친구들에게 털어 놓았다. 소문이 불거지자 대통령 측근에 의해 96년 4월 국방부로 옮겨가게 됐다. 여기에서 린다 트립을 만났다.

○존스소송 증인으로 첫 부각

■르윈스키 스캔들이 처음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대통령의 또 다른 여인인 폴라 존스측이 1월7일 클린턴을 상대로 한 민사소송에서 그를 증인으로 세우면서부터. 르윈스키는 대통령과의 밀애사실을 부인했고, 클린턴도 『르윈스키와 부적절한 관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둘의 관계를 알고 있던 트립은 이 사실을 스타 검사에게 알리고 1월13일부터 르윈스키와의 대화내용을 비밀리에 녹음했다.○언론 조명받자 힐러리 진화

■린다 트립의 녹음테이프 내용이 1월19일 인터넷에 등장했고, 21일부터 르윈스키 스캔들은 미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았다. 스타 검사는 22일 사건관련 참고인들에 대한 소환장을 발부, 클린턴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힐러리 여사가 1월27일 방송에 출연, 『남편에 대한 극우세력의 음모』라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4월1일엔 법원이 폴라 존스 소송을 기각함으로써 클린턴은 스캔들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듯 했다.

○스타 증언확보끝 소환장

■스타 검사는 이에 굴하지 않고 사건 관련자 증언확보 작업을 계속, 이달 22일 대통령경호원을 연방대배심에 세웠고 25일에는 클린턴에게 연방대배심에 출두하라는 소환장을 보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