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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캉과 현대 정신분석학회’ 발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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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캉과 현대 정신분석학회’ 발족

입력
1998.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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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와 무의식의 철학자 라캉/체계적 연구 틀 잡았다/정신분석에서 사회학까지 다양한 분야 학자들 모여 난해하고 방대한 사상 통합연구프랑스철학자 자크 라캉(1901∼1981·사진)을 본격 탐구하는 라캉학회가 발족된다. 다양한 학문적 영역의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이 학회는 「라캉과 현대 정신분석학회」(회장 金鍾柱·반포신경정신과 원장)라는 이름으로 31일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창립총회를 갖는다.

라캉은 후기 구조주의의 장을 연 현대철학의 거두. 그를 거쳐야만 미셸 푸코와 자크 데리다를 만날 수 있을 정도로 후기 구조주의철학의 사상적 출발선상에 있다. 소쉬르의 언어학과 레비 스트로스의 인류학등 구조주의의 지적 전통을 수용한 그는 프로이트를 구조언어학적 관점에서 재해석했다.

라캉사상의 요점은 「인간의 언어는 무의식의 정신세계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말할 때 자신의 뜻과는 전혀 다른 어떤 것을 무의식적으로 말하게 되는데 그 「무의식」은 바로 그를 이끄는 타자(他者)라고 보았다. 그는 『자아(自我) 혹은 주체가 아니라 바로 이 타자가 인간을 말하고 행동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인간의 주체성이란 근거없는 것이 돼버리고 만다. 자유, 이성, 역사의 발전 등으로 표현되는 종래의 인간중심적 사고를 거부하는 것이다. 이런 이론으로 서구학계에 신선한 충격을 준 그는 비판도 많이 받았다.

라캉이 우리나라에 소개되기 시작한 것은 10년 전. 주로 정신분석가들이나 포스트모더니즘에 천착한 문학비평가들에 의해서였다. 그러나 텍스트의 난해함과 방대한 연구과제 때문에 대중적으로 확산되지는 못했다. 90년대 중반에 들어서자 각 분야의 연구자들이 라캉사상의 유용성을 모색하기 위해 소그룹활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원광대의대 교수 시절부터 라캉에 심취했던 김종주씨는 94년 자신의 병원에서 격주로 세미나를 개최했는데 의외로 많은 학자들이 참여했다. 정신의학 임상심리학 한의학 신문방송학 국문학 법학 역사학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었다. 96년에는 이병혁(李炳赫) 서울시립대(도시사회학과) 교수가 사회학 인류학등의 전공자가 중심이 된 스터디 그룹을 구성,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번 학회구성은 두 스터디 그룹과 또 다른 연구자들이 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연구를 위해 「대통합」을 하는 것. 학회는 연 2회의 학회지 발간과 라캉에 관한 번역서 발간등을 주요 활동과제로 설정했다. 창립총회에 맞춰 라캉사상의 지침서랄 수 있는 「라캉 정신분석사전」(인간사랑)도 펴냈다. 김회장은 『라캉은 사물을 또 다른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며 『학회 창립은 보다 체계적인 라캉연구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철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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