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 질환있으면 항이뇨호르몬 부족/1∼2시간 간격 화장실 하루 물 5ℓ이상 마셔/심리적 요인과 신장 이상도 한원인고교생 김모(18)군은 낮에 10회 이상 소변을 보고 잠잘 때도 3회 이상 깨어 소변을 본다. 당연히 남보다 물을 2∼3배 많이 마신다. 김군의 부모는 입시스트레스 때문으로 알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증상이 심해지자 최근 병원으로 데려왔다. 뇌하수체 기능검사를 했더니 뇌하수체호르몬 분비기능이 떨어져 있었고,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결과 뇌하수체 상부에서 작은 종양이 발견됐다. 김군은 뇌종양이 원인인 요붕증(尿崩症)환자로 판명됐다.
무더운 여름철에는 물을 많이 마시게 된다. 그러나 물을 많이 마신다고 소변이 많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여름에는 수분의 상당량이 땀으로 빠져나가 소변의 양은 오히려 줄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변을 많이 보는 사람은 우리 몸의 수분 조절기능에 이상이 없는지를 알아봐야 한다. 정상인의 평균 소변량은 하루 2ℓ이하. 하지만 수분 조절기능에 문제가 생겨 하루 5ℓ이상의 소변을 보고 그만큼 많은 양의 물을 마시면 요붕증이라고 한다.
▷원인◁
우리 몸의 신장(콩팥)은 혈액을 거르고 남은 노폐물을 소변으로 배설하는 작용을 한다. 이 때 물은 가능한한 재흡수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항이뇨호르몬이 필요하다. 항이뇨호르몬은 대뇌에서 만들어져 뇌하수체에 저장돼 있다가 우리 몸에 수분이 필요할 때 분비된다. 항이뇨호르몬이 잘 분비되지 않거나 신장에서 물을 흡수하는 기능이 잘못되면 요붕증이 생긴다.
▷종류·증세◁
요붕증은 크게 대뇌에서 항이뇨호르몬이 잘 생산되지 않는 「중추성 요붕증」, 신장에 병이 있어 항이뇨호르몬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신성 요붕증」, 심리적 요인으로 물을 자꾸 마셔 소변을 많이 보는 「심인성 요붕증」등 세 가지로 나뉜다. 중추성 요붕증은 선천적인 경우도 있지만 뇌질환 때문에 많이 생기므로 정확한 원인조사가 필요하다. 당뇨병환자의 경우 혈당이 올라가면 소변 양이 많아지고 갈증이 생겨 물을 많이 마시므로 요붕증과 감별해야 한다. 요붕증환자는 1∼2시간 간격으로 소변을 보고 물을 마신다. 잠을 자다가도 여러 번 깨어 소변을 보기 때문에 야뇨증을 동반하는 수가 많다. 물을 충분히 마시지 못하면 무기력하고 식욕도 없어진다.
▷진단·치료◁
요붕증을 진단하려면 탈수검사와 함께 혈액 속의 항이뇨호르몬 농도를 측정한다. 결과에 따라 항이뇨호르몬이 전혀 분비되지 않는 경우와 약간 분비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특히 중추성 요붕증은 뇌종양이 원인인 경우가 많아 반드시 대뇌의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MRI를 통해 종양을 조기 발견해야 한다. 항이뇨호르몬이 전혀 분비되지 않는 중추성 요붕증 환자는 평생 호르몬 보충요법을 받게 된다. 액체호르몬을 코로 흡입하는 약제와 입으로 복용하는 약제가 있다. 최근 두 가지 모두 의료보험이 적용돼 월 치료비가 7만원 정도로 줄었다. 항이뇨호르몬이 부분적으로 결핍된 환자에겐 대뇌의 항이뇨호르몬 분비를 자극하는 경구용 약제를 투여한다.?<양인명 경희대의대교수·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양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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