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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지 판 투테/웃음… 노래… 연기 신나는 오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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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지 판 투테/웃음… 노래… 연기 신나는 오페라

입력
1998.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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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출연진 고른 기량/중창위주 뛰어난 앙상블/깔끔한 연출로 ‘관객 만족’브라보! 오페라가 이렇게 재미있다니.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중인 「코지 판 투테」(8월2일까지 오후 7시30분)는 아낌없는 박수를 받을만 하다. 탄탄하고 고른 기량의 젊은 가수들과 세심하고 깔끔한 연출(조성진), 노래를 충실하게 돋을새김하는 관현악반주(임헌정 지휘 부천필)가 어울려 훌륭한 무대를 보여주고 있다.

「코지 판 투테」는 한바탕 연애소동이다. 「배꼽이 빠지겠네」「이런 재미, 이런 소동 세상에 다시 없네」라는 극중 노랫말이 딱 어울리는 희가극이다. 『여자는 믿을 수 없다』는 철학자의 말에 격분한 두 청년이 애인의 정절을 증명하는 내기를 한다. 전쟁터로 떠난 것처럼 꾸민 두 사람은 변장을 하고 나타나 서로의 애인을 유혹하는데…. 줄거리는 뻔한 사랑놀음이지만 모차르트음악의 수수께끼같은 아름다움은 통속성을 뛰어넘는다. 익살과 재치, 상스러움과 고상함, 통렬함과 가벼움을 한데 버무려 음표들 사이에 숨겨 놓은 천재의 솜씨는 어지럼증을 일으킬 만큼 황홀하다.

이 오페라는 앙상블의 백미다. 독창보다 중창이 대부분이고 노래와 관현악의 정교한 배치가 특징이어서 음악적 균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공연은 6명씩 2개 팀이 번갈아 출연하는데 대체로 고른 기량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20∼30대 초반의 젊은 가수들은 싱싱한 노래, 생생한 표정과 자연스런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하녀역 윤이나의 열연은 특히 눈에 띈다. 노래와 연기 모두 한껏 물이 올라 용수철처럼 팡팡 튀어오르는 느낌이다. 수은방울처럼 떼구르르 굴러떨어지는 그의 노래는 싱그럽다. 철학자역 최석길의 안정감은 극을 이끌어가는 무게중심으로 부족함이 없다. 애인을 시험하는 두 청년역의 김재형과 김형걸은 좋은 노래로, 또 한 팀인 김정권과 김영록은 능청스런 연기로 멋진 조화를 이룬다. 두 처녀중 김자희(도라벨라)는 이번 무대가 찾아낸 보석이다. 나경혜(피오르딜리지)는 「소프라노의 지옥」을 매끄럽게 통과하고 있다.

예술의전당이 96년부터 매년 한 편씩 만들어온 토월오페라 3탄이다. 토월오페라는 매번 100% 오디션으로 신예를 선발해 노래와 연기 양쪽에서 충분한 훈련을 받게 한 다음 무대에 세움으로써 공연의 완성도를 높여왔다. 그 결과 성악가들의 집안잔치가 아닌 관객중심의 오페라, 오페라무대의 자연스런 세대교체라는 조용한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02)580­1880<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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