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울음 극성은 소음때문올 여름은 유난히 매미소리가 크고 잠자리가 많다. 잠자리채를 들고 뛰어다니는 어린이들도 늘었다. 집 근처에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 곤충채집을 하는 것은 돈이 들지 않는 좋은 방학나기. 왜 잠자리수가 늘었는지, 매미는 어떻게 우는지 설명해 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자연수업은 없을 것이다.
경희대 자연사박물관 최한수 연구원은 『몇년 전부터 잠자리가 급증하고 도심에서 매미소리가 커진 것은 공해 때문』이라고 말한다. 물가 수초에 붙어 살면서 모기등을 잡아먹는 잠자리애벌레는 수중생태계에서 비슷한 위치에 있는 물방개 물장군에 비해 오염에 강한 편. 다른 수중곤충이 줄어들면서 먹이를 독차지하게 돼 잠자리가 급증한 것이다. 환경에 적응하는 종만이 살아남는다는 「적자생존」원리를 곤충채집을 하면서 알려줄 수 있다.
올해 수온이 높아져 빨리 성충으로 바뀐 것도 예년보다 잠자리가 많이 눈에 띄는 이유이다. 매미소리가 커지는 것은 도심의 소음 때문이다. 수컷이 암컷을 유혹하려고 배부분의 울림판으로 내는 소리가 전달되려면 소리가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 매미가 껍질을 벗고 성충이 되려면 애벌레상태로 7년을 땅속에서 살아야 한다. 종류에 따라 3, 5, 11년씩 지내는 것도 있는데 이렇게 애벌레로 지내는 햇수가 홀수인 것은 매미를 잡아먹는 천적이 「매미가 언제 나올지」 헷갈리게 하려는 것.
구남초등 김기명 교사는 『개체수가 적은 메뚜기 여치 방아깨비등은 종을 보존하기 위해, 모기를 잡아먹는 잠자리는 생태계유지를 위해 많이 잡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잡더라도 관찰만 하고 살려 보내주는 것이 좋겠다.
교육부는 이번 방학을 환경방학으로 설정, 곤충채집을 여름방학숙제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곤충에 관심이 많은 어린이라면 표본으로 만들어보는 것도 공부가 된다. 이화여대 자연사박물관 윤석준 기술원은 『곤충표본은 썩지 않게 말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잠자리를 산채로 기름종이에 싸두면 배설물을 내놓고 죽게 되는데 이때 표본판에 날개를 잘 펴 핀으로 꽂아둔다. 일반 핀을 사용하면 녹슬게 되므로 과학교재상에서 파는 스테인리스핀을 사용하고 표본상자에 방부제를 함께 넣어두도록 한다.<김동선 기자>김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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