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서 야당 뜻밖 선전/집권인민당 겨우 1%P차 선두캄보디아 민주화의 「홀로 서기」는 가능할 것인가?
캄보디아가 93년 유엔감시하의 총선 이후 처음으로 26일 독자적인 총선을 실시한다. 수십년간 쿠데타와 킬링필드(대학살), 권력투쟁 등 피로 점철된 이 나라가 또 한번 평화정착과 민주화의 싹을 틔우기 위한 실험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선거가 문제가 아니라 총선후가 더 문제라는 관측처럼 이번 총선은 경쟁세력 간에 커다란 불안 요인을 안고 치러진다.
39개 정당이 경합중인 이번 총선은 사실상 3파전 양상으로 압축됐다. 훈센 제2총리가 주도하는 집권 캄보디아 인민당(CPP), 야당인 노로돔 라나리드 전제1총리가 이끄는 푼신펙당, 재정경제장관출신의 삼 렌시가 주도하는 삼 랭시당이 제각기 승리를 위해 뛰고 있다.
칼자루는 현 정권의 실력자인 훈센이 쥐고 있다. 군부와 언론, 공무원 조직까지 거머쥔데다 선거를 감시할 선거위원회와 헌법위원회까지 훈센 인맥으로 채워져 있다. 이 것만으로도 모자라 야당 지지자들에 대해 테러와 폭력을 휘둘러 이미 100여명의 야당 선거운동원이 피살됐다. 그가 패배했을 경우 군대를 동원할 지도 모른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훈센의 노림수는 분명하다. 그는 작년 7월 친위 쿠데타로 제1총리였던 라나리드를 축출하는 데 성공했지만 국제사회의 압력에 직면했다. 이번 총선의 승리로 권력기반을 더욱 굳건히 다지는 한편, 외국원조의 동결을 푸는 게 목표다.
그러나 야당세력의 선전은 선거판을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몰고 있다. 특히 반부패와 개혁노선을 천명한 삼 랭시의 돌풍은 지식인층과 농민, 근로자층을 파고들면서 훈센측을 긴장시키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삼 랭시당은 무응답자가 64.6%를 차지한 가운데 13.8%를 기록, 14.9%의 CPP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승리한 푼신펙당의 지지율은 불과 5.4%.
현재로서는 한 정당의 압승에 의한 단독정권 수립은 어려울 것 같다. 헌법은 국회(122석)의 3분의 2를 얻지 못하면 단독 정권을 구성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푼신펙당은 이전의 뼈아픈 경험을 들어 인민당과의 연정을 거부하고 있지만 삼 랭시당은 인민당과의 조건부 제휴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다.<이상원 기자>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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