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건국선언’ 가다듬을듯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25일부터 30일까지 하계 휴가에 들어간다. 김대통령의 휴가에는 가족 중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만이 동행한다.
김대통령의 장기 휴가는 지난해 대선승리후 8개월여만에 처음이다. 따라서 이 기간에는 가급적 보고를 줄이고, 김대통령이 휴식다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자는게 비서실의 생각이다.
그러나 이번 휴가의 시점과 임박한 현안들을 감안하면 김대통령은 6일간을 향후 국정운영에 대한 구상을 가다듬는 귀중한 시간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구상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 김대통령이 한가롭게 진짜 휴가를 보낼 것으로 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실제로 김대통령은 휴가 전날까지 오찬과 만찬을 각계인사와 만나는 비공식 일정으로 빼곡히 채워왔다. 시중의 여론을 듣고 국정의 방향타를 다시 잡기 위한 준비였다.
김대통령을 만난 인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는 노사관계와 실업문제다.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대변인도 『휴가 구상의 초점은 경제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가을 정기국회까지는 구조조정 등 경제개혁, 그 이후 정치개혁에 본격 착수한다는 일정표를 갖고 있다. 특히 노사정 협상과 파업추이에 대해서는 휴가중에도 직접 챙기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통령이 휴가중에 가다듬을 새 구상의 윤곽은 정치분야에서 먼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공식 업무에 복귀하는 주초부터 의장선출과 총리임명동의 등 정치 환경의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대통령으로서는 7·21 재·보선 결과에 나타난 민심을 개혁추진 방향에 반영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김대통령은 개혁의 중심으로서 당의 역량을 강화하고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와함께 8·15를 맞아 발표할 「제2의 건국 선언」에 담길 구상도 가다듬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은 정부수립 50주년을 맞아 제2의 건국을 선언하겠다고 예고해 놓고 있다.
김대통령이 휴가중에 가지고 갈 보고서에는 이와 관련한 자문교수진의 연구결과가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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