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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 대통령들의 만남(社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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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 대통령들의 만남(社說)

입력
1998.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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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국가원수는 국가의 큰 자산이다. 상당기간 국가를 경영해 본 경험은 그 어느 것과도 비교될 수 없을만큼 소중하다. 전직대통령 4명이 생존해 있는 우리나라는 그런 의미에서 재산이 많은 나라임에 틀림없다. 전직대통령들은 현직대통령이 간과하기 쉬운 정책적 요소를 조언해 줄 수도 있다. 현직대통령과 전직대통령의 경륜이 사심없이 합쳐질때 국정운영은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이런 관점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다음 주말께 전직대통령 4명과 만찬을 함께 하리라는 발표는 퍽 고무적이다. 부인들을 동반한 자리라고는 해도 자연스럽게 허심탄회한 국정논의가 곁들여지리라고 본다. 우선 청와대측의 초청에 대해 전직대통령들이 「의미있는 모임」이라고 화답함으로써 이같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마침 7·21 재·보선이 끝남에 따라 이들 프로정치인들간에는 나누고 싶은 얘기들이 많을 것이다. 이날 모임에 참석하게 될 전·현직 대통령 다섯분 중에서 3명이 임기 5년의 단임제출신 대통령이다. 따라서 이 자리에서는 현 헌정질서가 과연 우리에게 적합하고도 유효한가 하는데까지 화제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에는 퇴직한 후에도 국가를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는 전직대통령들이 많다. 지미 카터 전미국대통령의 활발한 대내외활동이 좋은 예다. 그는 국내적으로는 무주택자들에게 자선의 주거지마련 캠페인(Habitat운동)등을 펴고 있고, 국제적으로는 남북한 평화정착을 위해 서울­평양을 왕복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펴왔다.

김대중 대통령이 전직대통령들과 접촉하면서 선험(先驗)의 지혜활용을 모색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며 우리는 이를 적극 환영한다. 소중한 자산인 그들의 경륜을 국정에 참고하는 것은 여러모로 유익할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미 외국방문을 계획하고 있는 전직대통령에게 김대통령 친서를 휴대시켜 특사로 활용하는 방안도 심도있게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에 앞서 「수신(修身)」에 문제가 있는 인사는 스스로 그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고 본다.

불행하게도 전직대통령중에는 국민의 존경을 받는 이가 드물다. 그러나 지금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국가역량을 총집결해야 할 시점이다. 모든 부문에서 개혁이 화급한 명제다. 모처럼 성사된 이 모임이 개혁의 화음을 분출하고 난국극복에 도움을 주기 바란다. 전직 대통령들이 그동안 국민에게 준 실망을 생각하면 더욱 그런 바람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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