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몸부림치고 있는 것일까.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기상이변과 천재지변이 예사롭지 않다. 파푸아뉴기니에서는 17일 발생한 강진과 해일로 8,000여명이 숨졌고, 인도네시아의 자바섬에서는 20일 메라피화산 폭발로 6,000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또 대만과 티베트에서도 최근 일주일간 리히터규모 6이 넘는 강진이 발생했다.태평양을 둘러싼 기상이변 또한 예사롭지 않다. 중국 양쯔강 유역이 대홍수로 미증유의 인명 및 재산피해가 생기고 있는가하면, 인도네시아 열대우림에서 발생한 산불로 작년부터 올봄까지 동남아지역은 연무가 하늘을 뒤덮었다. 미국의 대평원에서는 폭염과 가뭄으로 농작물이 바싹바싹 말라가고 있으며 플로리다에서는 산불로 수만명이 대피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근래 사막에 홍수가 일고 열대우림에 산불이 나는 기상이변은 작년 태평양의 페루해역에서 발생한 엘니뇨(해수면 온도상승)탓인데, 앞으로도 어느 곳에서 어떤 기상이변을 일으킬지 모른다. 더구나 엘니뇨현상이 사라지면서 이번에는 라니냐(해수면온도 하락)현상이 이를 대체하고 있어 그 변화의 폭은 기상학자들조차 예측하기 어렵다.
이런 대규모 기상재해가 아직 한반도를 강타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경제위기에 몰린 국민들은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는 재해의 현장을 텔레비전화면으로 보면서 적잖은 불안을 느끼고 있다. 게다가 올여름에는 일찍 혹서가 시작되고 남해안 지역에서는 예년에 없던 모기떼의 출현, 동식물의 이상 성장등 엘니뇨 영향으로 보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세계의 기상전문가들은 엘니뇨가 전지구적으로 기상패턴을 바꿔놓을 뿐 아니라 국지적으로도 극단적인 기상현상을 일으킨다고 보고 있다. 예를 들면 토네이도(회오리바람)나 태풍의 위력과 빈도가 높아지거나 예측할 수 없는 집중폭우현상 등이다. 따라서 엘니뇨와 라니냐현상으로 우리나라에 어떤 기상현상이 일어날지는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인간생활이 대도시 중심으로 집중화되어 있는 현대 사회에서는 이같은 극단적인 기상이변에 더욱 취약하다는 점에서 기상재해에 대한 예방과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더구나 세계경제는 이제 국경이 없어졌다. 미국의 가뭄으로 옥수수와 밀의 흉작이 오고 동시에 중국의 홍수로 곡물생산이 줄어든다면 농산물수입국인 우리나라는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
바야흐로 기상현상이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상정보수집은 단기예보에서는 나름대로의 발전을 이루었으나 엘니뇨연구등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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