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팔달/잠적했던 南 후보 뒤늦게 소감작성/“예상밖 승리” 희비 엇갈려국민회의 박왕식(朴旺植) 후보의 승리로 예상됐던 수원 팔달 보선은 개표초반 혼전을 거듭하다 중반에 접어들면서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후보가 1,000여표 차로 앞서나가자 양측의 희비가 극도로 엇갈렸다.
투표종료 직후 각종 여론조사결과를 토대로 승리를 낙관하며 오후 8시30분께 당선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던 박후보진영은 개표초반부터 남후보가 서서히 표차를 벌려나가자 황급히 기자회견을 취소하고 TV를 지켜보며 초조감을 감추지 못했다.
박후보측은 밤 11시께 『남아있는 5개동중 백중이 두군데에 달해 이 표차를 극복하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 같다』면서 사실상 패배를 시인했다. 특히 승리를 자신하며 자리를 지키던 중앙당직자들마저 표차가 계속 벌어지자 자리를 떠버려 사무실 분위기는 초상집 자체였다.
반면 남후보 진영은 오후 9시이후 500여 표차가 1,000여표 이상으로 벌어지자 당선을 자신하며 황급히 당선소감을 작성하는 등 축제분위기였다. 개표직후 방송사의 여론조사 결과에 실망, 성급히 자리를 떴던 당직자들도 상기된 표정으로 하나 둘 선거사무실로 복귀, 남후보를 연호하며 쇄도하는 축하전화에 『고맙다』는 말을 연발했다.
한때 『최선을 다했으나 여당의 조직력 앞에서는 열세였다』고 낙담하며 행선지도 알리지 않고 자리를 비웠던 남후보도 자신의 승리가 결정적이라는 소식을 듣고 황급히 선거상황실을 찾아 당직자들과 악수를 나누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남후보는 『젊고 참신하다는 점을 유권자들에 인식시켜준 것이 승인인 것같다』며 『작고한 부친(南平祐)의 뒤를 이어 팔달구를 살기 좋은 곳으로 가꿔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수원=이범구 기자>수원=이범구>
◎광명을/표차 ‘늘었다 줄었다’ 긴장
광명을에서는 치열했던 선거전 만큼이나 개표상황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아슬아슬한 순간이 이어졌다. 「중앙정계의 거물」인 국민회의 조세형(趙世衡) 후보는 정치 초년생 한나라당 전재희(全在姬) 후보에게 한때 역전을 허용하는 고전을 면치못한 끝에 간신히 승리를 지켜냈다. 오후 8시께까지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예측한 것보다는 적은 표차지만 근소한 차로 조후보가 앞서 나갔다. 그러나 이후 전후보의 우세지역인 하안동 일부 지역의 투표함이 집중적으로 개표되면서 오후 8시10분께 전후보가 역전에 성공, 한동안 조후보 진영을 망연자실케 했다. 전후보 진영에서는 선대본부 상황실을 떠났던 한나라당 의원들이 다시 돌아와 자리를 지키는 등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부푸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 기대는 오래 가지 않았다. 오후 9시께 다시 재역전을 이룬 조후보는 표차를 최대 1,000표 이상으로 벌리면서 안정권에 접어드는 듯했다.
다소 여유를 되찾은 조후보 진영이 다시 초긴장 상태에 빠져든 것은 오후 10시15분께. 전후보의 강세지역인 철산동 투표함이 열리면서 표차가 급격히 좁혀졌다. 급기야 100표, 0.2%포인트까지 따라붙었다. 전후보 진영에서는 다시 환호성이 터졌고 조후보측 인사들의 얼굴빛이 변했다. 조후보측의 희망은 오후 10시30분 이후 남은 투표함이 국민회의 강세지역인 소하2동 및 하안1동이라는 사실이었다. 이 지역 투표함이 개함되면서 조후보는 가까스로 승기를 다시 잡을 수 있었다. 개표현장에 나가 있던 조후보측 참관인으로부터 비공식 집계임을 전제,1,000표 차이 이상으로 조후보의 당선이 확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때는 오후 11시10분께. 조후보 진영에서는 가슴을 쓸어 내리는 「만세」소리가 터졌다.<광명=고태성 기자>광명=고태성>
◎서초갑/출구조사 비웃듯 싱거운 승리
팽팽한 살얼음판 승부로 점쳐지던 서초갑 보선은 예상밖으로 한나라당 박원홍(朴源弘) 후보의 손쉬운 승리로 끝났다. 박후보는 저녁 7시30분께 개표장인 서초1동 원촌중학교에서 개표가 시작되자마자 부재자 투표에서 2위를 차지한 것외에는 한번도 선두를 놓치지 않으며 밤 10시께 당선을 확정지었다.
박후보 진영은 저녁 6시 3개 방송사의 투표구 출구조사 결과가 나왔을 때만 해도 아연 긴장감이 감돌았다. 일부 당원들은 『투표율이 37%가량으로 극히 저조하고, 여권의 막판 금권선거가 극심해 역전되는 것이 아니냐』며 동요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반포본동의 투표함을 시작으로 각 동마다 자민련 박준병(朴俊炳) 후보보다 100∼200표이상의 우세를 보이며 계속 앞서자, 탄식은 곧바로 환호로 바뀌었다.
또 박후보도 선거운동기간 내내 자신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김덕룡(金德龍) 부총재 최병렬(崔秉烈) 전 의원과 함께 지구당에 들러 당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한편 박후보는 영남출신과 보수성향이 강한 반포본·잠원동, 반포1·2·3·4동등 아파트밀집지역에서 2위보다 10%포인트이상의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반면 호남과 충청출신이 상대적으로 많은 방배본동, 방배1·4동에서는 박준병 후보에 뒤져 지역정서가 선거의 주요 변수였음을 대변했다.<권혁범 기자>권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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