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이한동 단일화 여부도 변수여야의 「무승부」로 해석되고 있는 7·21 재·보선결과는 한나라당의 8·31 총재경선에서 그리 위력적인 변수가 되지는 못할 것 같다. 계파간 공과(功過)구분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물론 총재경선의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신경전이 있을 수 있겠지만 경선판도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의 당권경쟁 레이스가 재·보선 이후에도 별다른 「굴곡」없이 본궤도에 진입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는 당내 세력분포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이회창(李會昌) 명예총재 등 비당권파의 「현상유지」가 한층 용이해질 것임을 의미한다. 동시에 기존 판세를 뒤집기 위한 당권파의 결속과 공세가 그만큼 강력해질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우선 이 명예총재는 한때 이상기류가 감지됐던 김윤환(金潤煥) 부총재와의 연대를 재확인하면서 구 민주당계 수장인 이기택(李基澤) 부총재를 우군으로 끌어들이는 「3각 협력체제」구축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다만 상호 「이질감」을 갖고 있는 김부총재와 이부총재의 관계를 원만히 조정하는 문제는 쉽지않은 과제다.
이에비해 당권파를 포함한 「반(反)이회창진영」의 진로는 불투명하다. 그만큼 다양한 내부 변수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조순(趙淳) 총재와 이한동(李漢東) 부총재간 후보단일화 및 반이(反李) 연합군의 성사여부, 그리고 이른바 「토니 블레어군(群)」의 선택 등이 그것이다. 우선 조총재와 이부총재는 후보단일화를 적극 시도할 것 같다. 두 사람이 각기 단독 출마할 경우 독자출마를 선언한 김덕룡(金德龍) 부총재에게 밀려 1차 투표의 1,2위가 겨루는 결선투표에 참여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내에는 이한동 부총재로의 단일화를 점치는 시각이 우세하나 이번 선거를 통해 원내진입에 성공한 조총재가 순순히 출마를 포기할 지는 미지수다. 조총재가 불출마할 경우 중립 또는 이 명예총재 지지선언 등 의외의 결정을 내릴지 모른다는 관측도 있다.
김덕룡 부총재는 결선투표에 오른뒤 반이회창계의 지지를 한데 묶어 역전승을 일궈내겠다는 전략아래 초·재선 소장의원들에게 공을 들이고 있다. 서청원(徐淸源) 강재섭(姜在涉) 강삼재(姜三載) 의원등 「토니 블레어그룹」은 일단 단일후보 옹립을 통한 독자세력화를 모색할 방침이지만 판세가 여의치 않을 경우 특정계파에 「흡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처럼 복잡다기한 경선판도가 다음달 초순쯤 윤곽을 드러내면 경선레이스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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