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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가 없다”/경찰 신창원 신고접수서 검문까지 총체적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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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가 없다”/경찰 신창원 신고접수서 검문까지 총체적 ‘구멍’

입력
1998.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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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원 車 불법착색·지하철 흡연 두차례 적발당해/훔친 면허증 제시하자 얼굴확인 않고 스티커 발부/출현시각 조작에 엉뚱한 곳으로 순찰차 파견도탈옥수 신창원(申昌源·31)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경찰의 허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신의 탈옥후 다섯 차례나 격투를 벌이고도 놓친 것 외에 두 차례나 신을 도로교통법 위반 등으로 적발하고도 스티커만 발부하고 그냥 보내는 등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거듭한 것으로 밝혀졌다.

17일 「탈옥수 신창원 검거수사본부」(본부장 성낙합·成樂合 서울경찰청 형사부장)에 따르면 신이 서울 강남구 포이동에서 버리고 달아난 승용차에서 올해 5월과 7월에 발급한 두장의 범칙금 고지서가 발견됐다.

조사결과 신은 5월4일 대구 달성군에서 자동차유리를 짙게 선팅, 불법착색으로 교통경찰에게 적발되자 4월15일 훔친 김모(34·대구 달서구 용산동)씨의 운전면허증을 제시, 범칙금 납부고지서를 발급받았다. 신은 또 7월9일 서울 서초구 양재역 구내 금연구역에서 흡연하다 순찰중이던 경찰에 적발됐으나 이때도 5월20일께 훔친 권모(34·서울 강남구 신사동)씨의 운전면허증을 제시하고 경범죄위반 스티커를 발부받았다.

당시 경찰이 운전면허증의 사진을 신의 얼굴과 대조만 했어도 검거할 수 있었는데도 기본적인 근무수칙조차 이행치 않은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운전면허증은 주민등록증과 달라 사진을 바꿔 부착하기는 힘들다』며 『신이 변장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단속 경찰이 면허증의 사진과 운전자의 얼굴을 확인하지도 않고 스티커를 발부했을 가능성이 높아 감찰조사중』이라고 말했다.

또 『서울은 워낙 경계망이 삼엄해 신이 잠입하기 어렵다』던 평소 경찰의 장담과 달리 신은 최근 몇달동안 서울과 지방을 마음대로 오가며 절도 등 숱한 범죄를 저질러온 것으로 확인됐다.

승용차의 유류품 조사 결과 신은 3월27일 새벽 경북 구미시의 한 정비공장에서 그랜저승용차의 번호판을 훔친 것을 비롯, 같은달 30일과 5월19일에 대구에서 엑셀승용차 번호판 2개를, 7월14일에는 서울 성북구 성북2동에서 엔터프라이즈 승용차를 훔쳤다.

또 4월15일 새벽에는 대구 달서구 모아파트 15층에 사는 김모(34)씨의 집에 침입, 김씨의 운전면허증과 7만원이 든 지갑을 훔쳤으며 5월24일에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다세대주택 4층에 사는 최모(47)씨의 집에서 현금60만원과 최씨의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이 든 지갑을 훔쳤다. 6월 중순에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권모(32)씨의 집에서 권씨의 운전면허증과 주민등록증, 권씨 부인 허모(32)씨의 운전면허증과 현금 30여만원을 훔쳤다.

한편 16일 새벽 순찰경찰이 강남구 포이동에서 신과 격투를 벌이는 것을 목격한 시민이 112신고까지 했으나 서울경찰청 「112지령실」에서는 신고내용을 잘못 알아듣고 양재동으로 순찰차를 보내 「발견못함」으로 처리하는 등 신고접수와 출동및 공조체계도 엉망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또 당초 신의 발견시간을 16일 오전 4시15분으로 발표했으나 감찰조사결과 엄종철(嚴鍾鐵·42) 경장 등이 신과 맞닥뜨린 시간은 이보다 28분이나 이른 오전 3시47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엄경장은 현장에서 신을 놓친 뒤 파출소로 돌아와 오전 4시15분에야 지원을 요청했다.<유병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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