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절 휴일인 17일 7·21 재·보선 합동연설회장에서 여야후보들은 승세굳히기나 막판 뒤집기를 위해 불꽃튀는 유세공방을 벌였다.◎“큰일 할수있는 사람”/“與 견제 토박이 필요”
■종로
관심권에서 멀어져 있던 종로 선거도 이날 대신중고등학교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 여야가 당 지도부를 투입하며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한나라당에서는 이회창(李會昌) 명예총재와 하순봉(河舜鳳) 원내총무, 국민회의에서는 김근태(金槿泰) 부총재와 정균환(鄭均桓) 사무총장·김상우(金翔宇) 의원 등이 가세해 유권자들을 맞았다.
국민회의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100년을 살아도 종로를 위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있고, 단 몇년을 살아도 종로를 위해 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며 「큰 인물론」을 강조한 뒤 『경제를 살려내고 정치를 정상화하기 위해 능력과 소신과 믿음을 가진 후보를 뽑아 달라』고 호소했다.
한나라당 정인봉(鄭寅鳳) 후보는 『지역구의원은 지역에 대한 봉사와 희생을 거쳐 본인 스스로가 지역에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이 돼야 한다』며 예의 토박이론을 되풀이한 뒤 『우리에게는 대통령이 잘못된 길을 가지 않도록 견제할 수 있는 건전한 야당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후보측 지원팀들은 승세가 굳어졌다는 판단 아래 유권자들에게 투표참여를 당부하는데 주력한 반면 정후보측은 역전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주장했다.<김병찬 기자>김병찬>
◎“철새보다 일꾼 선택”/“최형우도 눈물 격려”
■해운대·기장을
부산 해운대·기장을 보선에 나선 3명의 후보들은 이날 오후 기장중학교에서 열린 2차 합동연설회에서 지역개발을 둘러싸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 안경률(安炅律) 후보는 최형우(崔炯佑) 고문의 부산방문에 유세초점을 맞췄고 자민련 김동주(金東周) 후보는 최고문 방문에 대한 언급 자체를 꺼린채 여권후보와 토박이론에 역점을 뒀다.
자민련 김동주(金東周) 후보는 『기장지역은 철새들이 쉬어가는 곳이 아니라 지역일꾼이 지역을 위해 일하는 고장』이라며 안후보를 겨낭한 뒤 『대통령과 총리, 장관 등을 언제든지 만나 지역발전을 이끌 수 있는 힘있는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여권후보를 강조했다.
한나라당 안후보는 『어제 최고문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사무실을 찾아 눈물로 격려한 뒤 투표일까지 선거 지원을 약속했다』면서 『정치 대부인 최고문과 부산의 정치지도자 신상우(辛相佑) 이기택(李基澤) 부총재 등과 함께 부산시대를 다시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동정심과 지역정서에 무게를 뒀다.
무소속 오규석(吳奎錫) 후보는 『국회의장도 없이 제헌절 기념식을 치른 기존 여야 정당을 표로 심판하자』며 여야를 싸잡아 비난했다.<부산=염영남 기자>부산=염영남>
◎“개혁 훼방꾼은 안돼”/“국회문이나 열어라”
■광명 을
경기 광명시 광명시민운동장에서 열린 광명을 합동연설회에서 국민회의 조세형(趙世衡) 후보와 한나라당 전재희(全在姬) 후보는 한치 양보없는 설전을 주고 받았다. 이들은 특히 1차 합동연설회 때와는 달리 공약제시나 정책대결보다는 상대 당과 후보의 약점을 물고늘어지는 네거티브전략에 치중했다.
조후보는 『나라경제를 망친 한나라당은 퇴출시켜야 할 정당』 『한나라당 후보에게 표를 주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던져주는 격』 『김영삼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경제를 망친 매경노(賣經奴)』라며 한나라당을 집중 비난했다.
특히 조후보는 유세장에 나타난 한나라당 이한동(李漢東) 총재대행의 최근 색깔론 발언을 비난한 뒤 『전후보가 국회에 들어가면 개혁 훼방꾼인 한나라당 지도부가 시키는대로 거수기 노릇밖에 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후보는 『집권여당이 국회를 마음대로 하지 못하니까 국회문을 닫아놓고 있다』며 국회 파행책임을 여당에 돌린 뒤 『조후보는 광명시민에게 표를 달라고 하기 전에 국회문이나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후보는 또 『조후보는 선거가 다급해지니까 총장에게 위임했던 청와대 주례보고를 재개했다』고 공세를 펼쳤다.<광명=고태성 기자>광명=고태성>
◎“경제회생 적극 지원”/“박세리와 같은 패기”
■수원팔달
수원 팔달구 원천초등학교에서 열린 팔달 보선 2차 합동연설회에서 5명의 후보들은 각기 공약과 비전을 제시하며 종반 지지세 확보에 주력했다.
여권 연합후보인 국민회의 박왕식(朴旺植) 후보는 구정권과 한나라당의 경제 실정을 강도 높게 비난한 뒤 『경제회생을 위해 밤낮 없이 뛰고 있는 집권당 후보에 표를 몰아줘 하루빨리 국난에서 벗어나자』고 호소했다.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후보는 『박세리 선수가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것은 그가 지니고있는 젊음과 패기, 세계최고의 경쟁력때문』이라며 『젊음과 패기를 갖고 있는 나에게 표를 몰아달라』고 정치권의 세대교체를 강조했다.
국민신당 김정태(金正泰) 후보는 『지금 우리의 정치현실은 국민정당은 없고 지역정당과 패거리정치만 있을 뿐』이라고 기존 정치권을 싸잡아 비난했다.
교수 출신인 무소속 손민(孫敏), 정관희(鄭官熹) 후보도 각각 정치문화 개선, 구시대 정치인 퇴출, 전문 지식을 갖춘 후보의 국회진출 확대 등의 명분을 내세우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촉구했다.<수원=유성식 기자>수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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