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代까지 의장 16명/추방·자살·토사구팽도/안건 총1만여건 처리17일은 대한민국 정부수립의 근간인 헌법이 제정된지 50년이 되는 날이다. 우리 헌법과 국회는 반세기의 역사를 거치며 「성년」의 단계에 들어섰다. 그러나 4·19, 5·16, 6·10 등 숱한 정치적 격변속에 헌법이 9차례 개정되는등 영욕(榮辱)이 교차했다. 국회가 15대후반기 의장단도 구성하지 못한채 의정공백 상태에서 「헌법의 생일」을 맞아야 하는 요즘의 상황이 파란만장한 국회사를 잘 웅변해 주고 있다.
○…48년 5월10일 총선에서 선출된 제헌의원들은 5월31일 개원식을 가진 뒤 7월12일 내각제가 가미된 대통령중심제의 건국헌법을 의결했다. 7월17일은 당시 이승만(李承晩) 국회의장이 헌법을 공포한 날이다. 그 뒤 헌법은 52년 7월의 「발췌개헌」을 시작으로 87년까지 무려 9차례나 개정됐다. 60년의 내각제 개헌(3차)과 87년의 대통령직선제개헌(9차)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국민적 합의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국회는 15대 국회까지 16명의 의장을 배출했다. 제헌국회에서는 이승만 의장에 이어 신익희(申翼熙) 의장이 입법부 수장을 맡았다. 그 뒤를 이기붕(李起鵬) 곽상훈(郭尙勳) 백낙준(白樂濬) 이효상(李孝祥) 백두진(白斗鎭) 정일권(丁一權) 정래혁(丁來赫) 채문식(蔡汶植) 이재형(李載灐) 김재순(金在淳) 박준규(朴浚圭) 이만섭(李萬燮) 황낙주(黃珞周) 김수한(金守漢) 의장이 대를 이었다. 그러나 해방직후 「유년(幼年)국회」를 이끌었던 의장중 일부는 정치적 격변을 반영한 듯 국외추방, 자살 등으로 비운의 종말을 맞았다. 이승만 초대의장은 4·19로 실각, 하와이에서 생을 마감했고 자유당정권의 실력자였던 이기붕 의장은 4·19와중에서 가족과 함께 자살했다. 신익희 의장은 56년 대선과정에서 급서했다. 박준규 의장과 김재순 의장은 93년 3월 재산공개 파문으로 정계를 은퇴해야만 했다. 김재순 의장이 정계은퇴 선언에서 말한 「토사구팽(兎死狗烹)」(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삶아 먹는다)이라는 고사성어가 시대의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의사당도 여러차례 옮겼다. 처음에는 「중앙청」(경복궁 복원사업으로 철거)을 사용하다가 태평로 구 「시민회관」(54년∼75년)을 거쳐 75년9월 현재의 여의도의사당에 자리를 잡았다. 한국전쟁 기간에는 대구 문화극장 부산문화극장 경남도청 무덕전등을 전전했고 59년 남산을 의사당 건립부지로 선정, 이전을 추진했으나 5·16으로 중단됐다. 제헌국회의원은 재·보선 당선자까지 포함하면 모두 209명. 이 가운데 생존자는 제헌동지회 김인식(金仁湜) 회장 원장길(元長吉) 부회장 이석주(李錫柱) 민경식(閔庚植) 정준(鄭濬)옹등 모두 5명이다.
국회는 제헌때부터 15대 전반기까지 가결 부결 폐기등을 포함 모두 10,671건의 안건을 처리했다.<김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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