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고용승계·2억2,000만弗 받아 부채 완전 상환/매매 당사자·근로자 모두 손해안본 ‘윈윈윈 게임’한라펄프제지의 매각은 환난이후 가장 성공한 구조조정의 사례로 꼽힌다.
판측이나 매입한 측은 물론 근로자까지 모든 당사자가 손해보지 않은 「윈윈윈 게임」의 전형이기 때문이다.
한라펄프제지는 15일 보워터사로부터 매각대금을 받아 부채를 상환함으로써 매각절차를 완료했다. 한라는 2억2,000만 달러의 매각대금으로 21개 금융채권단과 300개 상거래 채권자의 모든 부채를 상환했다.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이후 민간기업이 외자를 도입해 채무를 완전 변제한 것은 이번이 처음.
특히 임직원 286명을 전원 고용승계한 것이 두드러진다. 한국적 현실을 충분히 감안한 결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경영진까지 계속 맡게 되는 「행운」까지 얻어 인력문제에 관한한 한라펄프제지는 100% 성공했다.
물론 보워터사도 손해를 보지 않았다. 연산 25만톤 상당의 한라펄프제지의 국제가격은 5∼6억달러수준. 급매물로 나온 덕에 보워터사는 절반수준에 인수할 수 있었다. 미국 최대 제지사중 하나인 보워터사는 이번 한라펄프제지 인수와 함께 동남아에 확고한 교두보를 구축했다.
정몽원(鄭夢元) 한라그룹 회장은 『새로운 구조조정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협조해준 채권단과 관계기관에 감사한다』며 『한라그룹은 미국 로스차일드사의 10억달러 브리지론 도입 프로그램에 따라 그룹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채권단과의 협상이 완료되는대로 본격적으로 외자가 들어올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라펄프제지는 지난해 12월 부도이후 채권단이 부채를 일부 탕감해주는 대신 나머지는 일시에 상환하는 「현가화변제방식」으로 보워터사에 매각을 추진해왔으나 채권단중 하나인 한국보증보험이 이에 반발해 화의개시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법원에 제출, 매각협상에 차질을 빚어왔다. 그러나 한국보증보험이 지난달 18일 이의신청을 철회하면서 채권단 전원의 동의를 얻어 매각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이재열 기자>이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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