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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不在시대 두 영웅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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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不在시대 두 영웅을 만난다

입력
1998.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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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운 장편소설 ‘천년영웅 칭기즈칸’­끝없는 정복·고뇌 생생/佛 갈로 대하소설 ‘나폴레옹’­佛 혁명사 전반 꿰뚫어「영웅은 역사의 심장이다」 하는 식의 영웅사관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영웅을 기다린다. 새 밀레니엄은 다가오고, 전에 없던 난세에 살고 있다고 사람들이 믿는 세상에 영웅에 대한 희구는 더욱 간절해진다. 칭기즈칸과 나폴레옹, 각각 동·서양의 우뚝한 영웅이었던 두 인물이 소설로 다시 살아나 대결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일 것같다.

「천년영웅 칭기즈칸」(해냄 발행)은 「소설 토정비결」의 작가 이재운(40)씨가 8권 분량으로 써낸 장편소설. 우선 1차분 3권이 출간됐다. 출판사 문학동네는 장기간 번역과 보충자료 준비등 치밀한 준비를 해온 프랑스작가 막스 갈로(66)의 대하소설 「나폴레옹」(전5권)을 내달 초 출간한다.

『칭기즈칸을 「영웅」으로 보는 것은 현대적 관점입니다. 그는 유목민으로서의 정복욕 외에 모든 욕심을 버리고 죽을 때까지 말을 달리다 흔적을 남기지 않고 간 「태풍의 눈」이었지요』. 이씨는 이렇게 말했지만 칭기즈칸에 대한 평가는 그야말로 양극을 달린다. 칭기즈칸에 침략당해 황화(黃禍) 콤플렉스에 젖은 서구에서는 「메뚜기떼나 흑사병처럼 번졌던 한낱 무식한 오랑캐일뿐」이라고 매도당한다. 하지만 95년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1,000년의 가장 위대한 영웅으로 칭기즈칸을 꼽기도 했다.

이씨는 8년여의 자료 수집과 집필을 통해 사실상 국내에서는 단편적 사실이나 일본소설 정도로 알려져 있던 칭기즈칸의 생애를 복원해냈다. 자신의 씨조차 불분명한 출생의 비밀, 끝없는 정복의 과정과 인간적 고뇌에다 몽골 풍습과 언어를 포함한 당시 아시아문화까지 고려인을 주인공의 한 사람으로 등장시켜 생생하게 묘사했다. 작가는 『칭기즈칸이 이룩한 몽골제국이야말로 자유무역과 자유왕래가 보장되는 이상적 세계제국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씨의 작품이 대중적 흥미를 충족시키는 것이라면 막스 갈로의 「나폴레옹」은 한층 지적인 읽을거리다. 지난 해 프랑스에서 출간돼 나폴레옹에 관한 최고의 저작으로 평가된 이 작품은 사실상 프랑스혁명사 전반을 꿰뚫고 있다. 막스 갈로 자신은 『나폴레옹은 단지 프랑스의 영웅이 아니라 근대인의 정치적 갈망 그 한 복판에 자리잡은 인간』이라며 『나폴레옹의 어깨 뒤에서, 움직이는 인물을 무대에 올려 연출하듯 다뤘다』고 말한다. 그 말처럼 소설은 나폴레옹의 개인적 생애와 프랑스혁명의 전개과정을 시간대별로 카메라처럼 세세히 그려내고 있다. 막스 갈로는 「렉스프레스」논설위원, 국회의원과 정무차관, 정부대변인을 지낸 다채로운 경력의 소유자이다.<하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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