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춤」의 「98 젊은 무용가 초청공연」(8∼10일 문예회관)은 자신의 무대를 마련하기 힘든 젊은이들에게 춤출 광장을 제공한 의미있는 기획이다. 평론가들의 선정작업에 의해 초청된 8명의 춤꾼은 대극장 무대에서 직접 안무한 신작(3인 이상 군무)을 선보였다.신예다운 참신함과 의욕이라는 기준에서 볼 때 이번에 선보인 작품은 두 세 편을 빼곤 대체로 평범하거나 기대치에 못 미치는 편이었다. 구성력과 아이디어의 빈곤으로 유치하거나 구태의연하게 느껴지는 것도 있었다.
반응이 좋았던 작품으로는 김은희의 「달궁」(한국춤)과 박호빈의 「오르페우스 신드롬」(현대춤)을 꼽을 수 있다. 「달궁」은 긴장과 역동성을 잘 배합한 탄탄한 짜임새로 돋보였다. 다만 팽팽하던 호흡이 끝부분에 늘어지면서 흐트러진 게 아쉽다. 「오르페우스 신드롬」은 신선하고 정교했다. 삶과 죽음, 자살충동이라는 관념적 주제를 다루는 솜씨가 전혀 생경하지 않았다. 발레로는 유일하게 초청된 김나영의 「대피소」도 많은 박수를 받았다. 핵전쟁 이후의 미래세계라는 SF적 상상력이 재미있었다. 그러나 전개방식은 다소 상투적인 멜로드라마 냄새가 났다.
「춤」지는 행사를 연례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매년 새 얼굴로 8명씩 초청할 수 있을 만큼 젊고 실력있는 춤꾼이 많지 않다는 것이 이번에 확인됐다. 해가 갈수록 수준이 처지거나 몇몇만 거듭 출연하게 될 개연성이 크다. 젊은 춤꾼들의 분발과 무대수준의 유지가 과제로 남았다.<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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