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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벤처기업가/김수종 논설위원(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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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벤처기업가/김수종 논설위원(지평선)

입력
1998.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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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돈을 버는 방법과 쓰는 방법에 대해 말이 많다.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쓰라』는 말도 있다. 그런데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가 이종문(李鍾文·71)씨의 행동을 볼때마다 『신나게 벌어 멋있게 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는 최근 김대중 대통령을 통해 스탠퍼드대학에 200만달러를 들여 한국 벤처기업가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밝혔다고 한다.■국내에도 꽤 소개됐지만 그의 벤처성공담은 실리콘밸리에서는 전설같은 이야기다. 환갑을 앞둔 나이에, 컴퓨터의 문외한으로, 세계의 난다 긴다하는 천재들 사이에 끼여들어 성공했다는 사실은 미국인들에게 미스터리로 비친다. 그를 특히 빛나게 하는 것은 돈을 쓰는 방법이다. 그는 문화사업이나 대학프로그램에 서슴없이 돈을 쓴다. 작고한 브린디지 전 IOC 위원장이 수집한 한국도자기가 샌프란시스코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는 상설전시를 위해 1,000만달러를 투척했다.

■그는 한국사람을 만날때마다 「청소년의 창의력 교육」을 강조하곤 한다. 실리콘밸리에서의 민족간 창조적 사고력을 비교하는 그의 말은 음미할 만하다. 『한국인과 일본인은 비슷한 머리를 가졌다. 그위에 중국인이 있다. 중국인 위에 월남인이 있고, 그 위에 인도인이 있고, 맨 꼭대기에 유태인이 있다』 우리의 머리가 일본인과 비슷하다는데 만족할 게 아니라 중국과 인도라는 거대한 두뇌집단의 위력을 잊지말라는 지적이다.

■한때 사업에 실패해 세번이나 권총을 머리에 대고 자살을 생각했다는 이씨는 이제 칠순의 나이이지만 벤처기업 문화 교육얘기만 나오면 열변을 뿜는 정력가이다. 샌프란시스코의 밤거리를 드라이브할 때면 배호의 「안개 낀 장충단 공원」을 콧노래로 흥얼대는 그는 정말 멋있는 「벤처기업가」다. 그의 벤처스토리 자체가 우리 벤처지망생들에겐 산 교육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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