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랜드화 30% 절하·파키스탄 지불불능 위기/베트남 신용등급 추락에 멕시코는 제2 환란 우려아시아 경제위기의 동심원이 전 세계의 취약한 이머징 마켓(신흥 성장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아시아를 빠져 나간 헤지펀드(투기자본)의 새로운 공격대상이 되고 아시아와의 교역이 급감하면서 침체의 길에 접어든 나라들이 많아지고 있다.
러시아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이 임박했고 파키스탄은 지급불능(모라토리엄)선언을 검토중이다. 남아공은 헤지펀드의 공략으로 휘청거리고, 멕시코의 페소화도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대아시아 수출이 막힌 호주와 뉴질랜드의 경제지표도 빨간불이다.
■남아공
지난달말부터 한 미국계 헤지펀드와 전쟁중이다. 이달초 랜드화가 사상 최저치인 달러당 6.43랜드를 기록, 올들어 30%나 절하됐다. 현재 가용 외환보유고가 60억달러로 줄었고, 이자율은 13년만에 최고수준인 20%를 넘는 데다, 실업률은 30%를 웃돌고 있다. 헤지펀드가 만델라의 뒤를 이은 음베키 남아공민족회의(ANC)의장의 정치생명을 움켜쥐고 있다.
■파키스탄
막대한 외채를 짊어진 인도와 파키스탄은 올초 헤지펀드의 공격을 간신히 막아냈다. 그러나 5월 핵실험을 강행, 미국 등의 제재를 받아 국제 금융기관의 지원이 끊겨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특히 파키스탄은 외환보유고가 8억5,000만 달러에 불과, 모라토리엄(지불불능) 직전까지 몰렸다.
■베트남
아시아 위기로 외자유치에 타격을 받아 경제개혁이 부진해지면서 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으로 떨어졌다. 미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9일 베트남의 신용등급을 「정크본드」 수준으로 하향조정했다.
■멕시코
주가가 올들어 22%나 폭락했고, 페소화 가치도 10%이상 떨어졌다. 유가하락에 따른 재정 수입감소와 94년 금융위기의 주범이었던 부실채권 해소 과정을 둘러싼 의혹이 다시 불거지며 제2의 환란이 우려되고 있다.<박진용 기자>박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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