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산재·지하누수 등 안전위협 간과/대체댐 건설案 등 포함 재제출 통보한국수자원공사가 정부에 제출한 「영월 다목적댐(동강댐) 환경영향평가서」가 댐건설을 강행키 위해 만든 엉터리 평가결과임이 드러났다.
10일 환경부에 따르면 강원 영월 동강댐 건설과 관련, 수자원공사가 지난해 8월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를 검토한 결과 기본적인 조사요건조차 갖추지 못한 「기준미달」로 결론내리고 최근 수자원공사측에 평가서를 재제출토록 공식통보했다.
환경부는 특히 새로 만드는 평가서에는 대체댐 건설계획안을 포함시키도록 지시함으로써 그동안 수자원공사가 시민·환경단체와 주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끈질기게 추진해온 동강댐 건설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환경부는 수자원공사에 통보한 「영월 다목적댐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서의 문제점과 보완사항 지시내용」에서 『평가서가 가장 중요한 안전성은 물론, 댐 건설에 따른 생태파괴와 경관훼손 등을 도외시했다』고 지적했다.
환경부는 구체적으로 동강지역은 습곡, 절리, 단층 등 다양한 지질운동의 영향을 동시에 받은 매우 특이한 지역이어서 댐 건설시 지하누수에 따른 지반붕괴로 댐의 안전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높은데도 평가서는 이같은 문제점을 간과했다고 밝혔다.
또 댐 건설로 침수되는 지역은 대부분이 석회암지대로 천연기념물인 백룡동굴을 비롯, 수많은 동굴이 밀집해 있는데도 이에 대한 고려가 없다고 지적했다. 평가서 검토작업에 참여한 환경정책평가연구원 관계자는 『상당수 동굴의 측면과 지하에서 물이 용출되는 점으로 미루어 동굴들이 서로 통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더구나 숱한 동굴의 위치와 규모조차 알 수 없어 댐건설후 예상치 못한 붕괴, 융기, 침수현상 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수자원공사의 평가서는 이와 함께 이 일대가 어류인 다목장어, 조류인 원앙새 비오리, 포유류인 삵 수달 담비 사향노루 산양 하늘다람쥐 등 각종 보호대상 희귀동식물의의 서식지라는 사실을 일절 기술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이들 동식물이 집단서식하는 동강 중앙의 모래톱 주변 등은 아예 조사대상에서 누락시켰다.
환경부는 이에 따라 『수자원공사의 평가서는 과학적 분석과 조사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댐 건설을 무리하게 합리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최종결론지었다. 환경부는 또 평가서가 이처럼 부실작성된 것은 평가작업 참여자들의 자질·경험부족과 학문적 무능에도 원인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수자원공사측에 조사인력 및 평가팀을 개편할 것도 요구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석회암지대인 이곳에 댐을 건설해도 수질이 강알카리성(pH8∼9)이어서 용수공급기능을 하기 어려운데다 인구밀집지역이 아니어서 홍수조절기능도 미흡하다』며 『그동안 각계에서 제기된 댐건설에 따른 문제점과 주변 여건으로 보아 현재 계획 대로라면 동강댐 건설은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96년부터 동강댐 건설을 추진해온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해 8월 건설허가를 받기위해 환경부산하 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했으며 이 과정에서 시민·환경단체와 주민들은 『실익도 크지않은 댐 건설로 천혜의 환경자원을 수몰시키려 한다』며 거세게 반발해왔다.<이은호 기자>이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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