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資 환차익 챙겨 빠져나갈수도/흑자급감환율 재급등 악순환 우려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시종 위협한 10일. 환율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 관계자들은 불안한 표정으로 환율 움직임을 주시하며, 시장개입 유혹에 시달렸다.
최근의 급락세로 환율이 적정선 밑으로까지 떨어져 득(得)보다는 실(失)이 많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 하락의 명암
환율이 연일 급락하자 수출업계는 초비상이 걸려있다.
달러 대비 일본 엔화가 여전히 140엔대의 「싼 값」에 움직이고 있고 중국 위안화도 평가절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현재와 같이 원화환율이 강세를 보이면 수출경쟁력은 마비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의 하소연이다.
환율 급락세는 외국인투자에도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대유리젠트증권 김경신(金鏡信) 이사는 『요즘에는 원화로 보다 많은 달러를 바꿀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국내에 투자했던 외국자금들이 환차익을 챙겨 빠져나갈 우려가 높다』면서 『외국인들의 신규투자를 유치하는데는 더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환율 하락에 따른 긍정적인 측면도 적지는 않다. 수입품가격이 그만큼 싸지기 때문에 물가안정에는 상당한 도움이 될 뿐 아니라, 1,500억달러가 넘는 외채 원금과 이자부담도 가벼워지는 반사이익도 무시할 수 없다.
■골이 깊으면 뫼도 높다는데
그러나 급격한 환율하락이 결코 우리경제에 반가운 소식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우선 수출경쟁력이 떨어지면 무역흑자가 그만큼 줄어들고, 이에따라 환율은 다시 절하 압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 하반기에는 정부와 민간기업들이 외국에 갚아야 할 빚이 200억달러를 넘어서기 때문에, 무역흑자가 급감할 경우 환율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홍기석(洪基錫) 박사는 『환율이 연착륙에 실패하고 비상착륙하고 있는 느낌』이라며 『환율 하락이 성장률 하락폭을 더 깊게 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김동영 기자>김동영>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