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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할머니 “한국 생활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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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할머니 “한국 생활 힘들어요”

입력
1998.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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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소통 안되고 좁은 아파트 불편/향수병도 심해져일본군 위안부로 끌려 갔다 반세기만에 영주귀국한 「훈」할머니 이남이(李男伊·73)씨가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한국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5월1일 귀국한 훈할머니는 그동안 불교후원회에서 마련해 준 경북 경산시 백천주공아파트에서 외손녀 잔니(18)양과 둘이서 지내다 지난달 말 경산시 계양동 장조카 이상윤(李相允·38)씨 집으로 옮겨온 상태.

하지만 훈할머니 혼자서는 언어소통이 전혀 되지 않는데다 아파트가 너무 비좁아 불편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잔니양과 대화를 나누거나 알아 들을 수 없는 TV시청, 올케 조선애(曺善愛·65)씨와 화투놀이 등으로 소일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캄보디아에 살고 있는 가족들과 국제전화로 외로움을 달래지만 통화료 때문에 그나마 한달에 두세번씩 밖에 할 수가 없다.

「대구정신대할머니를 위한 시민모임」과 불교후원회측 자원봉사자들이 거의 매일 훈할머니를 방문하고 있지만 의사소통이 전혀 되지 않아 잔니양에게 한글을 가르치는데 만족해야 하는 실정이다.

특히 주거문제가 훈할머니를 괴롭게 하고 있다. 방 2개의 소형아파트에 이씨 가족 5명과 훈할머니 등 7명이 무더위에 에어컨도 없이 지내고 있다.

시민모임 관계자는 『훈할머니가 겨울철에는 캄보디아에서 보내고 날이 풀리면 한국에서 보내기로 계획, 11월께 출국하기로 했지만 요즘들어 향수병이 심해졌다』며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를 검토중이다』고 말했다.<경산=정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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