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6만여명 급식 끊겨 ‘배고픈 여름’ 두려움도시락을 싸올 수 없는 전국 6만여명의 결식학생들은 내주부터 시작되는 여름방학이 두렵다.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이 실시하는 급식지원이 학기중으로만 제한돼 배고픈 여름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푸드뱅크(Food Bank)운동 등 결식학생에 대한 무료급식활동을 벌이고 있는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부스러기선교회에는 방학을 앞두고 닥쳐올 배고픔의 두려움을 호소하는 학생들의 편지가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편지에는 『평소 급식을 받지못하는 토요일, 일요일 단 이틀도 견디기 힘든데 어떻게 여름방학을 보낼지 걱정』이라는 내용에서부터 『동네 중국집 아저씨가 공짜로 준 탕수육을 방학내내 먹고 싶다』는 애틋한 소망까지 담겨있다.
어머니와 단 둘이 산다는 경기 안산시의 한 초등학교 3학년생 김모(10)군은 편지에서 『부스러기선교회가 운영하는 안산무료급식소에서 호텔 뷔페에서 가져왔다는 불고기를 먹었는데 그 맛을 잊지 못하겠다』며 『아이들이 나를 해골이라고 놀려서 학교가기 싫지만 그래도 방학때 급식을 못먹어 배고픈 것보다는 낫다』고 적었다.
현재 교육부가 파악하고 있는 전국의 결식 중·고생은 2만여명으로 올해 초 1만200여명보다 두배나 늘어났다. 그러나 한국교총(회장 김민하·金玟河)은 각 시·도 교육청이 급식비를 지원하는 초등학생과 교육부 통계에서 누락된 중·고생까지 합칠 경우 전국의 결식학생 숫자는 6만5,0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초 이들 결식학생의 점심을 지원하기 위해 확보한 예산은 84억원. 이는 1인당 하루 2,500원으로 쳐 방학기간과 토·일요일을 뺀 연간 180일을 기준으로 책정된 것이다. 시·도교육청이 지원하는 결식 초등학생의 급식비도 마찬가지여서 주 5일 급식일을 제외하고는 토·일요일과 공휴일, 방학동안 등에는 결식아동에 대한 급식대책이 없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에 나오지 않는 기간까지 교육부가 급식을 지원하기는 어렵다』며 『결식학생의 방학중 급식 문제는 보건복지부가 가정복지 차원에서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당국과 사회복지단체의 급식지원 프로그램 등에서도 결식학생은 소외돼 있다.
부스러기선교회 강명순(姜命順) 원장은 『IMF체제로 인한 실직자 급증과 이에 따른 경제기반 붕괴가 곧바로 결식학생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며 『결식 청소년들에 대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이상연 기자>이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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