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관악산 자락 서울대 총장 공관은 밤늦도록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이해찬(李海瓚) 교육부장관을 비롯한 대학정책 관계자 20여명과 선우중호(鮮于仲皓) 서울대 총장을 비롯한 주요 학장, 보직교수가 이곳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대학교육의 「주체」인 교수와 국립대의 「관리인」인 교육정책관계자들 사이에 서울대 구조조정 방안을 놓고 난상토론을 벌였다. 권위주의시절 학생운동 등 중대한 학내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곳에서 종종 열렸던 회의와는 사뭇 달랐다.오후 7시부터 시작된 간담회는 오후 9시께 마무리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오후 10시50분까지 계속됐다. 회의가 끝난 뒤 『유익한 자리였다』며 서로 악수를 나눈 이장관과 선우총장의 표정은 밝았다. 이어 교육부와 서울대는 기자회견을 자청해 『충분한 의견을 교환했고 국제경쟁력 있는 고급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서울대를 연구중심대학으로 전환하는데 합의했다』고 동시에 발표했다. 대학교육 선진화를 위한 오랜 과제였던 획기적인 서울대 대개혁이 본격 시동하는 순간이었다. 이날 합의대로 서울대가 전문대학원 중심대학이 되면 법학 의학 경영학 등의 학부과정이 폐지되거나 대폭 축소돼 지금까지의 학사제도와 대학입시체제에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 분명하다. 서울대 구조조정은 국제경쟁시대에 『이젠 변해야 한다』는 서울대인들의 「용단(勇斷)」과 21세기를 앞두고 대학교육의 물줄기를 바꿔야 한다는 교육부의 강력한 교육개혁 의지의 결합이다. 그러나 연구중심대학 육성이라는 「총론」에는 양측이 동의했지만 각론에서 마찰소지도 없지 않다.
앞으로 부딪칠 문제는 공청회 등을 통해 슬기롭게 해결되리라 믿는다. 서울대가 대학이기주의를 과감히 떨쳐버리고 대학 구조조정에 동참한데 박수를 보낸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