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7일 국무회의에서 장은증권, 충청은행 등 퇴출 금융기관 종사자들을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김대통령이 이날 퇴직금 인출 등 행위를 『도덕적 해이』라고 지칭하면서 『도덕이 무너지면 경제회생이 성공하지 못한다』고 강조한 것은 사태 인식이 심각함을 말해준다.김대통령은 또 『일본의 증권회사 사장과 직원들은 4개월간 무보수로 고객에 봉사했고, 외국기업이 이런 태도를 보고 2,000명을 채용했다』면서 은행 직원들의 태도를 고용승계와 직결시켰다.
김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퇴출 금융기관 종사자들에 대한 민심과 여론을 반영한 것이다. 이와 함께 김대통령의 이날 발언에는 양대 노총이 노사정위를 조건부 탈퇴하고 대규모 파업이 예고되는 등 심상찮은 노동계 움직임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담겨 있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특히 공기업 구조조정, 은행의 추가퇴출 등 앞으로 노동계와의 갈등 요인이 산적해 있는 만큼 차제에 확고한 입장을 표명해 놓아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같다.
김대통령이 이날 관계부처에 대해 『정부가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는 것이 일시적으로 도움이 될 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당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첫 단계에서 노동계와 타협을 할 경우, 앞으로 구조조정과정에서 불거질 반발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뜻이다. 김대통령은 지난 노동절 시위와 정리해고합의철회 요구에 단호히 대응함으로써 노동계와의 첫 갈등을 정면돌파한 바 있다. 그러나 현실화한 대량해고에 직면해 일어난 노동계의 조직적 반발은 김대통령에게 보다 큰 시련을 줄 것으로 보인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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