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의 집’ 관객 50만 동원/성장·자립과정 눈물겹게 그려청각 장애와 지능 장애가 겹친 복합장애인 소녀의 성장·자립 과정을 그린 만화영화 「도토리의 집」이 일본 열도에 감동의 파도를 일으키고 있다.
야마모토(山本) 오사무의 원작 만화가 애니메이션 영화로 완성된 것은 지난해 8월. 그 이후 지금까지 전국 1,400여개소에서 상영돼 50만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 들였다. 아사히(朝日) 신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초등학교에서는 「도토리 신문」이나 「도토리 방송」이 만들어 지는 등 「도토리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상영 시간 110분의 이 영화는 이런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젊은 다자키(田崎) 부부의 첫딸인 게이코(圭子)는 청각장애와 지능장애를 동시에 타고난 가혹한 운명의 주인공이다. 장애아에 대한 차별과 냉대 속에서도 게이코는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란다. 게이코의 부모는 장애아를 가진 같은 처지의 부모나 뜻있는 교사들과 힘을 합쳐 헌신적으로 게이코를 떠받친다. 졸업후 장애인 공동작업소 「도토리의 집」을 연다. 장애자의 생활과 노동을 결합하는 시설 설립을 목표로 눈물겨운 싸움은 다시 이어진다>젊은>
원작이 만화잡지 「빅 코믹」에 연재될 때부터 화제를 불렀던 이 만화영화의 화제는 감동적인 스토리만이 아니다. 영화의 제작, 상영 자체가 시민 운동이 돼 왔다. 시민 모금으로 제작비를 조달했고 전국 각지의 시민들이 스스로 모임을 만들어 「상영 운동」을 펼쳐 왔다. 특히 전국 5,000개소에 이르는 장애인 공동작업소와 전일본농아연맹 등 장애인단체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영화는 주로 마을 회관이나 학교 강당 등에서 상영됐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다중 방송으로 장애인들에게도 영화의 감동은 전해졌다. 영화속에서 게이코의 어머니가 『이 아이보다는 내가 오래 살아야지』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많은 관객들은 눈물을 참지 못한다. 아직 구멍 투성이인 장애인 복지의 실태가 가슴에 와 닿기 때문이다. 이번 영화를 둘러싼 풀뿌리의 움직임은 그 구멍을 메우려는 눈물겨운 노력으로 평가될 만 하다.<도쿄=황영식 특파원>도쿄=황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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