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는 아이들을 성적표를 가지고 평가한다. 성적이 1등인 학생은 선생님으로부터 칭찬을 받고 한 반의 친구들로부터는 존경을 받는다.사회적으로는 큰 감투를 쓴 사람이 선망의 대상이다. 큰 감투 중에도 큰 감투는 대통령이란 감투이기 때문에 정치에 입문하는 사람들의 9할은 청와대의 주인이 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지금 우리나라의 헌법대로라면 5년마다 한 사람씩 뽑히고 어느 때에나 한 사람뿐이니 희소가치로 하더라도 매우 대단한 자리이다.
장관에만 임명돼도 축하하는 화분이 집앞에 줄을 짓고 축전이 끝없이 날아들어온다. 국회의원은 물론, 도지사나 시장, 군수에 당선돼도 하객으로 가히 문전성시라 할 수 있다. 그들이 모두 크게 성공한 사람들임을 누가 부인하겠는가.
대기업을 일으켜 돈을 엄청나게 많이 벌어 오래 전에 버리고 떠난 고향을 다시 찾아가면서 소 500마리와 트럭을 50대나 몰고 다녀온 한국의 한 노인을 실향민들만이 부러워하는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라 그렇겠지만 돈이 많은 사람을 훌륭하게 여기는 것만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러나 인간에 대한 평가를 감투나 돈만 가지고 하다가 오늘 우리 사회가 이 꼴이 된 사실을 누가 부인할 수있겠는가. 감투를 위해, 돈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회가 오늘의 한국 사회이다. 인간을 그런 척도로 재고 그런 기준으로 평가하다보니 예기치 않았던 해괴망칙한 일들이 벌어지는 사회가 된 것이다.
인간 평가의 기준을 달리 잡아야 할 때가 되었다고 믿는다. 나는 이제 누구를 만나고 누구를 대하든 나는 그의 능력이나 그의 감투나 돈 따위를 고려하지 않고 내 마음속으로 두 가지 질문을 한다. 『당신은 얼마나 정직한 사람이오』 이것이 첫 번째 질문이다. 『당신은 얼마나 남을 생각해 줄 줄 아는 사람이오』 이것이 두 번째 질문이다.
이 나이가 되어 겨우 사람을 보는 눈이 제대로 된 것같아 그래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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