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특정다수 상대 광고는 “NO”/소규모 창업기업들 시도 ‘짭짤’「회원제 마케팅에 승부를 건다」 극심한 경기불황으로 자본이 풍부하지 않아 고전하고 있는 소규모 창업기업들중 일부가 최근 기발한 「회원제 마케팅기법」을 선보이고 있다. 「회원제 마케팅」이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목적이 불분명한 광고를 쏟아붓는 대신 회원을 모집해 안정된 수요를 확보할 뿐 아니라 이들을 통한 구전(口傳)광고도 노리는 마케팅 기법. 그동안 백화점이나 전자업체 등 대형 유통업체의 전유물로 여겨졌는데 그 장벽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IMF 시대에는 구두도 회원제시대
건강구두센타 고영호(高泳鎬·52) 사장은 3년동안 3억원을 들여 개발한 「프러스슈즈」건강구두를 20년동안 신고다니며 소문을 내 줄 1,000명의 「소문평가단」을 선착순으로 모집중이다.
「소문평가단」의 임무는 이름만큼 간단하다. 해마다 건강구두센타가 새로 지급하는 구두를 신고다니며 착용감이나 디자인 등에 관한 개선점을 알려주는 한편 『건강구두, 정말 좋습니다』라며 소문을 내면 된다. 세상에 공짜가 없듯이 가입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20만원의 회비를 납부해야 한다. 고사장은 『사기가 아니냐』는 일부의 의혹어린 시선을 의식, 소문평가단원이 환불을 요구하면 이미 지급된 구두가격을 뺀 회비는 언제라도 돌려줄 것을 약속하는 「공증각서」까지 발급하고 있다. 고사장은 『당초 보증보험에 가입할 작정이었으나 보험금(1인당 9만6,000원)이 너무 많아 포기했다』고 말했다.
「프러스슈즈」의 핵심은 특수제작된 실리콘 맛사지봉. 혈액순환 및 신경반사작용을 촉진시켜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건강구두의 소비자가격은 7만9,000원. 문의는 (02)34652949
■통역·번역도 「통역회원클럽」에 맡기세요
지난해말까지 유능한 일본어 통역사로 만족하던 백휘정(白徽貞·31·여)씨는 2월부터 「한국통역인클럽」이라는 조그만 통역회사의 사장으로 변신, 통역요원과 회원고객을 섭외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90년 한국외대 일어과를 졸업한 뒤 곧바로 일본으로 건너갔던 백씨가 귀국한 것은 지난해 여름. 귀국 당시만해도 7년동안 일본 광고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도쿄대(東京大) 대학원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펼쳐볼 생각이었다. 백씨는 그러나 귀국후 7∼8개월동안 통역일을 하면서 알선업체의 과도한 수수료와 지나치게 비싼 통역료로 불평하는 고객들을 지켜보며 「회원제 통역클럽」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고 마침내 2월5일 독립을 선언했다.
「한국통역인클럽」은 이같은 창립취지에 따라 「박리다매」(薄利多買)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즉 PC통신과 면접 등을 통해 확보한 200여명의 회원제 통역요원들로부터 한푼의 회비도 받지 않을 뿐 아니라 통역비와 번역비는 시중보다 30%가량 싸게 받고 있다. 물론 회원들은 건당 20%가량의 수수료를 「한국통역인클럽」에 내야 한다.
백씨는 『번역(영어·일어·중국어)의 경우 A4용지 한장에 7,000원을, 작문(영어·일어·중국어)은 A4용지 한장에 1만원을 받고 있다』며 『현재 번역일이 많은 10여개 중소업체를 회원으로 확보한 상태이며 추가회원을 모집중』이라고 설명했다.(02)9592355<조철환 기자>조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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