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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테너하기 힘들어요”/내일 독창회 여는 테너 김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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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테너하기 힘들어요”/내일 독창회 여는 테너 김영환

입력
1998.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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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고 귀한분야 배려없고 실력 뒷전 거품풍토 안타까워”지난 해 6월 국립오페라단의 「리골레토」에서 관객들은 바람둥이공작 만토바로 나온 테너 김영환(사진)에게 반했다. 노래, 연기, 외모의 3박자를 갖춘 멋진 만토바는 한 달 뒤 국립오페라단의 일본공연에서도 단연 스타였다.

김영환이 첫 독집음반 「나폴레타노」(삼성클래식스)를 내고 30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독창회를 한다. 음반은 「돌아오라 소렌토로」 「무정한 마음」등 13곡의 나폴리 민요집이다. 독창회 1부는 음반수록곡, 2부는 「별은 빛나건만」 「공주는 잠 못 이루고」등 오페라 아리아로 짰으며 김덕기 지휘 코리안심포니가 관현악반주를 맡는다.

평론가들은 지난 해 월간 「객석」 12월호 특집에서 「올해의 테너」로 그를 꼽았다. 데뷔작인 94년 베르디의 오페라 「에르나니」로 무명에서 일약 스타로 떴다. 학맥 인맥 따위 어지러운 연줄이나 무슨무슨 콩쿠르 우승, 어느 대학 교수등 겉치레 포장 없이 우직하게 무대에서 실력으로 인정받은 것이라 더욱 값지다.

그는 자신이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성악가들이 얼마나 악전고투하고 있는지 분통을 터뜨렸다.

『이탈리아속담에 신은 남자, 여자, 그리고 테너를 만들었다고 하지요. 남자는 고음내기가 무척 힘들기 때문에 그만큼 어렵고 귀한 게 테너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테너도 국내 정착하면 망가지는 건 시간문제예요. 목소리가 악기인데, 전혀 배려해주지 않거든요. 속된 말로 잘 나간다는 저도 이런데 남들은 오죽하겠습니까』

성토는 계속됐다. 자칭 「돈키호테」는 가시돋친 소리만 골라서 했다.

『프로다운 프로가 (별로)없어요. 대충 이름 석 자로 먹고 살지요. 성악가가 노래 못 한다고 퇴출되는 것 봤어요? 실력이 다른데도 다 똑같이 대접받으려 하고. 반면 유명하지 않으면 무대에 설 기회조차 안 주잖아요? 그러다보니 별 것 아닌 경력도 대단한 것처럼 부풀리기 일쑤이고. 온통 거품 투성입니다』

예술가의 자존심을 짓밟고 성취감을 뺏어가는 풍토가 그를 괴롭게 만들고 있다. 그는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내가 바라는 음악의 방향대로 가겠다』며 『그게 불가능하지 않다는 본보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척박한 땅에서 피어난 눈부신 꽃, 그의 노래를 내일 들을 수 있다. (02)598­8277<오미환 기자>

□약력

국립오페라단 ‘리골레토’ 출연

월간객석 ‘올해의 테너’ 서정

첫 독집음반 ‘나폴레타노’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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