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머·주문분산 등 절차없이 주목받지 않는 소형주 매입후/일시에 주가 올리고 차익 챙겨증시에 지리한 장마가 지속되다보니 이른바 「작전세력」들이 거의 사라졌다. 씨가 말랐다고까지 할 정도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편법이나 불법적인 방법을 통해 돈을 벌어보려는 세력들은 있는 법. 최근에는 증시를 유령처럼 떠돌며 어리숙한 투자자들의 주머니를 털어내는 이른바 「하이에나」들이 등장했다.
고전적인 작전세력은 특정종목의 「호재」를 부각시키는 동시에 사거니 팔거니 하면서 모양을 갖추고 서서히 주가를 띄운다. 노리는 차익규모도 상당하다. 반면 「하이에나」들은 별로 주목을 받지 않는 소형주를 사들인뒤 일시에 주가를 올려 매매차익을 챙기고 사라지는 특징을 갖고 있다.
「하이에나」들이 출몰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A사 주식의 지난주 가격변동을 보자. 거래도 뜸하고 주가변동도 크지 않던 A사의 주가는 25일 갑자기 상한가를 기록하며 1,020원이나 올랐다. 한 곳에서 사자 주문이 자꾸 쏟아졌지만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기존 일반 투자자들은 「웬일이지?」하면서도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주식을 팔지 않았다. 결국 거래가 형성되지 않은 상한가 주문이 20만주에 달한 채 장이 끝났다. 다음날 「뭔가 있겠지…」하고 생각한 투자자들의 사자주문이 밀려들었고 「하이에나」로 의심되는 세력들은 미리 확보해뒀던 주식을 높은 가격에 팔아치웠다. 하루 2,000∼3,000주에 불과하던 거래체결량이 이날 8만6,000주에 달했고 종가는 전날에 비해 790원이 떨어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 회사 외에도 지난주 대여섯개 종목에서 「하이에나 이빨자국」이 발견됐다고 보고 있다.
「하이에나」들은 루머를 퍼뜨리고 수급을 맞추며 매매주문을 분산시킨다든지 하는 거추장스럽고 시간걸리는 작전절차를 생략한다. 때문에 출몰지점이 비교적 쉽게 드러난다. 그래서 출몰지점을 따 「목포 세발낙지파」, 「청주 핫바지파」같은 무리이름이 벌써부터 떠돌고 있다. 증시침체로 대규모 「작전」이 힘들어진만큼 하이에나들은 더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뜬다」 하면 일단 따라 들어가고 보는 부화뇌동파 투자가는 이들의 표적이 될 수 밖에 없다. 하이에나를 조심하자.<김준형 기자>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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