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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식과 차범근/정희경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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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식과 차범근/정희경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8.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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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월드컵 잔치가 끝났다. 본선 1승마저 신기루로 확인됐다. 이제 남은 것은 책임론. 네덜란드에 진후 차범근 전감독의 전격경질로 한풀 꺾이긴 했지만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나중에라도 본선 16강에 진출하려면 진지하게 책임소재를 가려야 하며, 차 전감독의 경질로 그치거나 『다시 뛰자』는 식으로 끝내서는 안된다.그러나 이번 책임론 분위기 역시 환란(換亂) 추궁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같다. 각각의 사령탑이었던 차 전감독과 강경식(姜慶植) 전 부총리의 성향이 비슷했던 탓일까. 두 사람 모두 한때는 타칭, 자칭 「해결사」였으며 자신감도 넘쳤다. 독일에서 「차붐」을 일으켰던 차감독이나 「강경식(强硬式)」이란 별명을 얻었던 강 전부총리는 그들만의 리그에선 영웅대접을 받았다. 파트너였던 대표팀 코치, 청와대 경제수석과도 호흡이 척척 맞았다.

하지만 독선과 작전 미스 등 실책이 드러나면서 패전의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책임자로 전락했다. 2002년 월드컵 유치와 세계무역규모 10위 등 흥분과 「펀더맨털」에 가려져 있던 부실의 책임까지 뒤집어 썼다. 차 전감독은 집에 있고, 강 전부총리는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일부에선 그들이 희생양이라며 동정론을 펴기도 한다. 화풀이식 책임추궁의 반발이다.

두 사람은 분명 책임이 있다. 실책에 관한 한 책임을 져야 한다. 성급한 「화풀이」는 그러나 당장은 몰매를 유도해 놓고 정작 시간이 지나면 『너무 심했나?』라는 머쓱함으로 실책마저 미화시킬 지 모를 일이다.

또한 보신주의 복지부동 등 부작용도 낳는다. 『위험을 감수할 자신이 없습니다. 결과가 뻔하지 않습니까』 구조조정의 「칼」을 휘둘러야 하는 경제부처 관리의 말이다. 화풀이식 책임추궁은 적당주의만 양산한다. 실책에 대한 명확한 책임추궁도, 실책을 거울 삼는 발전도 기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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