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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정책위의 ‘말 잔치’/김병찬 정치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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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정책위의 ‘말 잔치’/김병찬 정치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8.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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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정치인들이 하는 얘기지…』.국민회의 정책위원회에서 나오는 정책 관련 발언에 대해 정부 당국자들의 반응은 이런 식인 경우가 많다. 국민회의가 집권여당이 된지 100일이 지났지만, 당초 공언했던 정책정당, 개혁의 엔진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국민회의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책임지지 않는 「말 잔치」가 계속됐기 때문이다. 국민회의는 18일께 「실업정책백서」를 발표하겠다고 호언해 왔으나 김대통령으로부터 정부와 사전협의하라는 지시를 받고 이를 유보시켰다. 또 대기업의 상호지급보증 실태를 공개, 개혁에 저항해온 은행과 대기업에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5월부터 밝혀왔으나 아직까지 감감 무소식이다. 월드컵 경기장 축소 추진계획은 당내 반발로 보류됐다.

지난 지방선거 직전에는 『영화 「아리랑」의 필름을 일본인이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반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문화계에서는 (필름의) 일본인 소장 여부가 불분명 한 상태라며 미심쩍은 반응을 보였다. 그 이후로 별다른 진척이 없다.

행정자치부의 의견과 무관하게 기존 읍면동 기능을 실업대책 및 원스톱 서비스 창구로 전환하겠다는 발표가 나왔고, 김원길(金元吉) 의장은 『9개 은행이 피합병대상』이라고 말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국민회의가 집권경험이 없어 정책기능을 보완해 가고 있는 단계라는 것은 이해해 줄 수 있다. 그러나 집권100일이 지나서까지 한건주의식 발표를 해대는 것은 곤란하다. 국민회의는 국정의 일차적 책임을 지고 있는 집권당이고 발표 하나하나가 주는 영향력은 생각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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