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심원단 무죄평결 이끌어내/사법방해로 체포… 유죄 논란피고를 사랑한 여배심원은 유죄?
22일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밴쿠버시의 레이몬드 파리 법정. 두 자녀의 어머니 질리안 게스(43)는 흐느끼며 배심원장의 사법방해 혐의에 대한 유죄 평결을 들었다.
게스는 2년 전까지만 해도 캐나다 왕립기병경찰의 직원이자 법원의 배심원이었다. 그에게 불행이 다가온 것은 95년 1급살인 혐의로 법정에 선 피터 길을 포함한 4명의 피고에 대한 재판을 맡게 되면서부터.
배심원 게스는 피고인 길과 사랑에 빠졌다. 배심원단에 따르면 그는 재판이 있는 날이면 도발적인 복장으로 나타나 재판도중 9년 연하의 길에게 요염한 눈길을 보냈다. 또 정기적으로 길과 만나 정을 통했다. 게스는 침대에서 얻은 정보로 배심원단에게 길의 무죄를 강력히 주장했고 6개월의 논란 끝에 무죄평결을 이끌어 냈다는 것이다.
1급살인범들을 무죄평결로 석방한 데 이의를 제기한 경찰과 당국은 게스의 집을 도청한 끝에 「배심원은 피고와 개인적인 접촉을 금지한다」는 규정을 어긴 혐의로 96년 게스를 체포했다.
게스의 유죄를 입증하기 위해 당시 배심원들은 캐나다 사법사상 처음으로 절대 공표금지로 돼 있는 배심원단의 심의과정을 법정에서 진술해야 했다. 게스는 곧 열릴 공판에서 적어도 10년 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보인다.<김정곤 기자>김정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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