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지 회현동골목 ‘썰렁’/위안貨올라 華商들은 ‘북적’내국인 일본 보따리무역상들이 엔화의 하락으로 설자리를 잃고 있다. 22일 서울 중구 회현동 렉스호텔 골목. 맞은편에 남대문시장이 있어 보따리무역상 200∼300명의 활동무대인 이곳에도 엔저파고가 몰아치고 있다. 오사카행 비행기 출발을 2시간여 앞둔 오전 10시와 오후 4시. 물건포장에 바빠야할 이 시간에도 이날은 한산했다. 중국과 베트남에 시장을 빼앗긴 데다 엔저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10년째 일본시장에 숙녀복을 팔아온 정직환(鄭職煥·42·H패션대표)씨는 『거래가 성사돼도 일본상인의 부도로 돈을 떼이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엔저로 전에 없던 한파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일당을 받고 일본까지 물건을 운반해 주는 「하코비(짐꾼)」들도 물량이 줄어들자 차츰 줄어들고 있다. 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하루 3편의 서울발 오사카행 항공편은 IMF체제 직후만해도 보따리(수화물)가 몰려 일반화물은 1톤도 싣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이들 3편의 항공기에 일반화물만 10톤 이상 실리고 있다.
일본 보따리무역상이 물러간 회현동 골목은 화상(華商)들이 대신 속속 들어서고 있다. 「○○화상(華商)」간판을 내건 곳만 30여곳에 이른다. IMF이후 지난해보다 2배까지 오른 위안(元)화로 중국인과 상대적으로 환율이 안정세인 홍콩,대만인이 대거 몰려온 탓이다.<이태규 기자>이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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