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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쯤이야…” 약물청소년 급증/약물상담 지난해 비해 2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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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쯤이야…” 약물청소년 급증/약물상담 지난해 비해 2배 증가

입력
1998.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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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입약물 6개월 이상 사용땐 치료 어려워/유통차단 등 체계적 예방대책 시급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했던 이민정(17·가명·광진구 자양동)양은 하룻만에 자퇴했다. 공장에서 일하던 아버지가 지난해 10월 실직하고 어머니까지 집을 나가 학교를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동네 분식점에서 배달을 하고 번 돈으로 노래방 유흥가를 기웃거리던 그는 결국 약물에까지 손을 댔다. 『한번 해보는 정도는 괜찮겠지』라고 시작했으나 불안하고 허전할 때마다 본드나 니스를 찾게 됐다. 이양은 결국 약물중독 상태에서 경찰의 단속에 걸려 보호관찰소 신세까지 지게 됐다.

사회적 불안감이 높아지는 요즘 청소년 약물흡입이 급증하고 있다.

청소년 약물상담과 치료를 하는 서울YMCA 동대문지회 청소년약물상담실에는 매달 40∼50건의 상담신청이 들어오는데 이는 지난해 월평균 20∼30건과 비교해 20여건이 증가한 것. 전화상담을 주로 하는 「사랑의 전화」에도 일주일에 20건정도 약물상담이 들어오는데 이 가운데 절반이 청소년약물흡입에 관한 내용이다. 지난 4월 두 명의 청소년이 약물을 흡입한 상태에서 동반자살한 사건도 최근 청소년 약물중독의 심각성을 드러낸 것이었다. 서울YMCA 청소년약물상담실의 장지현 실장은 『부모의 실직 이혼등 최근 늘어난 가족해체현상이 자아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청소년의 일탈을 부추기는 것 같다』고 말한다. 가족문제 교우관계 성적 등 다양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해결이 어려운 것이 약물흡입이기도 하다. 지난해 11월 이 상담실이 서울시내 중고교생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65.5%가 술, 30.2%가 담배, 3.8%가 흡입제, 1.1%가 환각의약품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약물흡입은 이미 간과할 수 없는 청소년문제가 되고 있다. 문제는 약물이 성장기 청소년에게 미치는 폐해는 성인보다 훨씬 크다는데 있다. 뇌손상 언어기능장애로 학업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데다 공격적이 되면서 주위사람들과 관계형성이 어려워지게 된다. 환각상태에서 저지른 범죄가 사회적인 문제가 되기도 한다.

니스 본드 부탄가스등 청소년이 주로 하는 흡입제는 중독되는 속도가 다른 약물보다 빠른 편. 6개월정도 지나 중독이 되면 치료가 힘들어진다는 것이 약물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만큼 조기발견과 예방이 중요하다.

청소년약물치료를 하는 김경빈(김경빈 신경정신과원장)씨는 『청소년 약물중독이 늘어나는 반면 예방과 약물유통을 차단하는 등 효율적인 대처는 늦어 더 문제』라고 말한다. 지난해까지 정부의 예산지원을 받아왔던 민간단체들은 올해 지원이 끊어지면서 예방활동을 상당수 포기한 상태. 청소년들이 쉽게 흡입제와 환각약물을 구할 수 있는 환경도 문제이다. 서울YMCA 청소년약물상담실의 조사에 따르면 문방구나 철물점 약국등에서 흡입제 환각의약품을 구입할 때 신분증제시를 요청받은 경험이 117명가운데 27명(23.1%)에 불과했다. 김씨는 『정부가 유해약품 목록을 작성, 유통을 단속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기도 한다.<김동선 기자>

□청소년약물중독 관련 상담기관

*서울YMCA 동대문지부 청소년약물상담실 (02) 246­662

*사랑의 전화 청소년약물오남용 예방상담소 (02) 717­1452

*밀알복지회 약물상담소 (02) 527­3210

*마약퇴치운동본부 (02) 586­7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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