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工事 편의주의와 관용/에블린 도먼(한국에 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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工事 편의주의와 관용/에블린 도먼(한국에 살면서)

입력
1998.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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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여러가지 공사가 너무도 많다. 지하철 공사. 도시가스 공사, 고속전철 공사, 도로확장 공사 등. 가는 곳곳마다 공사가 벌어지지 않는 곳을 보기는 힘들다. 그런데 많은 공사에는 일관성이 없어보인다. 대부분 공사가 이전에 잘못된 것을 고치는 것이다. 새로운 공사라해도 여러 모로 생각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다.무엇보다 안전에 대한 준비가 너무나도 부족하다. 공사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물론 그 근처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거의 없어보인다. 공사만을 위한 공사, 즉「공사 편의주의」가 만연된 것 같다. 때문에 공사장 근처를 지날 때면 단순히 불편하다는 생각을 넘어서 불쾌감까지 느끼게 된다. 왜 이렇게 안전에 대해 무심할까? 또 왜 이렇게 다른 사람들의 불편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을까?

이에 대한 내 나름대로의 해석은 이렇다. 한국사람들이 전반적으로 너무나 관대하기 때문이라고. 이 점은 외국 사람들은 물론 한국 사람 스스로도 깨닫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한국 사람들이 평소 웬만해서는 미안하다는 소리를 하지 않는 것은 상대방이 그 쯤은 그냥 넘어갈 정도로 관대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 사람들은 그런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자신의 잘못에 대해 즉시 사과하지 않는 행동에 대해 거꾸로 무례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한국 사람의 관대함은 물론 좋은 점도 있지만 이처럼 외국 사람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여지가 있다.

또 그런 관대함 때문에 피해자들이 가해자에게 잘 항의하지 않는 관행을 만드는 것이 「공사편의주의」를 만연하게 하는 듯하다. 공사하는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 사람들의 관대함에 너무 안주해 안전시설과 공사에 따른 제반 편의 시설을 소홀히 하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은 잘못된 공사 문화에 대해 항의할 줄 알아야 한다. 공사도 결국 삶의 질을 높이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사 기간동안 초보적인 질서를 지키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공사가 시작되면 어떤 형태든 불편함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렇지만 그것은 작은 노력만 기울이면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서울대 국사학과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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