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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 인기 회오리/‘시티 오브 앤젤’‘고질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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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 인기 회오리/‘시티 오브 앤젤’‘고질라’ 등

입력
1998.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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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보드 차트 순위다툼 치열/톱 아티스트 참여 독자 경쟁력 영상세대 기호도 충족시켜/국내선 ‘접속’ 80만장이어 ‘편지’‘조용한 가족’ 등 히트대열세계 음반시장에 영화음악의 파고가 높다. 발표되는 영화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마다 빌보드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는가 하면 수록곡들이 각종 인기순위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이번주 빌보드 차트 앨범순위를 보면 최근 미국에서 개봉돼 2주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 「시티 오브 앤젤」의 영화음반이 2위에 올랐고, 「고질라」가 4위 「호프 플로트」가 5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불 워스」 13위, 「타이타닉」 20위, 「X 파일」 38위로 50위권에 6편의 영화음반이 들어있다. 곧 개봉될 「아마겟돈」「뮬란」의 영화음반도 발매되자마자 상위권에 진입할 것이 확실하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마찬가지. 20일자 뮤직박스 팝음악 순위에 따르면 영화 「타이타닉」의 주제가인 셀린 디온의 「My Heart Will Go On」이 3위, 「위대한 유산」에 수록된 모노의 「Life In Mons」가 18위를 차지했다. 영화음악이 영화의 부속품이 아니라 독자적인 경쟁력을 획득한 문화상품으로 자리를 잡은 듯하다.

때문에 영화음반에 쏟는 노력도 예전 같지 않다. 「시티 오브 앤젤」의 영화음반에는 내로라 하는 톱 아티스트들이 대거 참가했다. 에릭 클랩튼을 비롯해 앨라니스 모리세트, 사라 맥라클란, 그룹 U2 등 가수들의 면면만으로도 가히 「대작」이다.

영화음악이 이처럼 인기를 얻는 이유는 비디오와 오디오를 함께 감상해 온 영상세대의 기호에 맞아 떨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디오만을 따로 들은 구세대와는 달리 영상세대는 연상작용에 필요한 그림을 필요로 하고 영화의 화면은 더 없이 좋은 그림이란 해석이다. 편집음반의 붐도 한 몫 하고 있다. 한 아티스트의 독집음반이 아닌 이것 저것을 모아 만든 편집음반은 다양한 기호를 충족시켜 준다는 장점 때문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영화음반은 일종의 편집음반인 셈이다.

국내에서 영화음반의 가치를 처음 알린 것은 93년 「서편제」. 김수철의 창작음반으로 70만장이 팔리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이어 지난해 나온 「접속」은 흘러간 팝송을 편집한 영화음반으로 8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삽입곡인 새러 본의 「Lover’s Concerto」는 국내 팝 순위에서 한동안 1위 자리를 지켰으며, 김대중 대통령 취임식에서 연주되기도 했다. 영화 못지않은 수익을 올린 「접속」 음반의 성가에 고무돼 올해에는 「편지」「조용한 가족」 등의 영화음반도 발매됐다. 20만여장이 팔린 「조용한 가족」의 영화음반은 음악적인 평가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문제는 아직 우리 영화음악은 외국 곡의 짜깁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 전문가도 김수철 송병준 강인구씨 등 손에 꼽을 정도이고 대부분 감독이나 제작자와 친분관계가 있는 음악인이 단발로 작업하는 경우가 많다. 김수철씨는 『영화음악이 창작곡으로 꾸준히 나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시장성의 한계 전문인력의 부족 등이 넘어야 할 과제다』라고 말했다.<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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